파우치 "봉쇄까진 안 가도, 상황 더 나빠질 것" 백신 접종 촉구

미국 백악관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 [AF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 [AF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미국이 다시 봉쇄(lock down)에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상황은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면서 당분간 확진자가 늘겠지만, 전국적인 봉쇄가 재현될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예상이다.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1일(현지시간) ABC방송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봉쇄 조처가 내려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인구 대비 (접종) 비율은 바이러스를 박멸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지난겨울 겪었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게 할 정도로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집단면역 형성으로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정도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겨울 대유행 때처럼 전국적인 이동 중지 명령까지 가지 않을 정도는 된다는 의견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1억9000만 명(57.7%)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했다. 2회 접종한 '완료자'는 1억6400만 명(49.6%)이다. 
 
다만, 파우치 소장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늘어 앞으로 상황이 나빠지고 고통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맞으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접종자들에게 접종을 촉구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허용된 12세 이상 인구 가운데 약 1억 명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
 
CDC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6만6000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64.1% 증가했다. 신규 입원 환자는 하루 평균 6071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44% 늘었다.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서 델타 변이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31일 하루 2만1683명 확진자가 발생해 지난해 초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플로리다주는 백신 완전 접종자가 49%로 전국 평균보다 낮다. 공교롭게도 전날 론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교육 당국이 교사와 학생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CDC가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주 접종자도 마스크를 다시 쓰라고 권고했는데, 이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이자 2024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 유력 주자로 꼽힌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은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연방정부는 자녀가 등교하기 위해 온종일, 매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부모에게 말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파우치 박사는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점은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마스크를 쓰지 않아) 남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고리의 일부가 도면 당신의 결정은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에 감염돼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는 있지만, 접종자 자신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게 나타나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