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금융가도 "넥타이 왜 했어?"…코로나로 캐주얼 출근 떴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 증권가.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 증권가. [AFP=연합뉴스]

“넥타이 왜 했어? 취업 면접 잡혀있어?”

 
미국 뉴욕 금융가 직원들이 정장 차림으로 출근한 동료에게 건넨다는 농담이다. 전통적인 월가의 드레스코드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월스트리트'의 주인공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러스) 같은 고급 양복과 구두, 넥타이로 대표되지만 이같은 옷차림이 사라지고 있단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1년 넘게 이어진 재택근무를 끝내고 사무실 출근을 재개한 월가에서 폴로셔츠와 치노팬츠(면바지) 등 편안한 옷차림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라운지 웨어와 같은 편안한 옷차림이 익숙해진 월스트리트 직원들이 당장 정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꺼린다는 분석이다.
 
다만 각 회사가 공식적으로 직원들에게 드레스코드 완화 방침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경영진이 그날 업무에 따라 적절한 복장을 선택하라는 비공식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과 만남이 없는 경우에 편안한 복장이 허용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12일 미국 월스트리트 뉴욕증권거래소 앞 풍경. [UPI=연합뉴스]

지난달 12일 미국 월스트리트 뉴욕증권거래소 앞 풍경. [UPI=연합뉴스]

심지어 청바지 차림까지 뉴욕 거래소에도 등장했다고 한다.
 
1990년대 말 금융투자회사인 메릴린치에서 근무했던 패션사학자 대니얼 델리스 힐은 NYT와 인터뷰에서 "1990년대 '캐주얼 프라이데이'가 직장에 도입되면서 공식적인 드레스코드가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청바지는 확실히 허용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가 2019년 직원에게 캐주얼 복장을 허용했고 헤지펀드와 같은 월가의 일부서 복장 규정을 완화하는 등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파격적인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보수적인 금융가의 드레스코드 변화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놓고 구글, 애플과 같은 실리콘 밸리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로 자리 잡은 MZ세대를 붙잡기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운동화 수집가로 알려진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FRB) 총재는 "개인의 스타일은 개성과 다양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사람들은 자신감 있게 자아를 드러낼 때 업무 성과도 가장 좋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도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윙팁(wing tip, W자형의 앞부리 장식)으로 불리는 남성용 구두를 생산해온 미국 플로쉐임(Florsheim) 대표는 "출근할 때 코트와 양복, 넥타이를 유니폼처럼 입어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코로나19 사태 전에 50%였던 캐주얼 신발의 생산 비중을 80%로 늘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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