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 중증장애인 "뜬눈 밤새우고 물도 못마셔 생존위협"

"나는 최중증 근육장애인으로 온몸이 마비됐다. 시설과 인력이 없어 중증장애인 치료시설이 아닌 요양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같은 자세로 40분 이상 있으면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잠 들 수 없다. 오늘 밤도 뜬눈으로 지새울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3일 대전의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시민들을 분주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3일 대전의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시민들을 분주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일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시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권덕희(48)씨는 2일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권씨는 "나는 혼자 물을 마시거나 자세를 바꿀 수도 없다. 중증장애인은 코로나19 감염과 치료에도 취약하다"면서 "우리도 국민인데 그냥 방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온몸이 마비된 근육장애인인 권씨는 재택근무를 하다 지난달 28일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 병원에 다녀온 뒤 미열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통보받았다. 이후 권씨는 구로구의 요양병원에 입원을 안내받았다. 
 
권씨와 한국근육장애인협회(한근협)는 "화장실과 식사, 자세 변경, 씻는 것 등 권씨에게는 거의 모든 시간 활동지원인이 필요한데 요양병원에서는 2~4시간마다 한 번 봐주는 게 전부"라고 주장한다. 
 

국립재활원 의료진 공백 "9일 복귀 예정"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병원인 국립재활원. [중앙포토]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병원인 국립재활원. [중앙포토]

앞서 또 다른 중증 근육장애인 정모씨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지원 시설이나 인력이 없어 집에 방치돼 문제가 됐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자 국립재활원은 올해 1월 6일부터 중증장애인을 위한 치료 병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중증장애인 의료공백이 생겼다. 국립재활원 관계자는 "코로나 4차 유행과 백신 접종 증가로 6월 말부터 재활원 의료진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했다. 오는 9일부터 의료진이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국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서 보낸다. 권씨의 경우 감염병 전담병원에 배정받았고 돌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요양병원으로 간 거다. 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의료원 등은 일반병원으로 돌봄 지원이 없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 지원 인력 필요해"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청와대 청원 캡쳐]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청와대 청원 캡쳐]

하지만 장애인 단체 등은 권씨에게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근협은 "코로나 확진 받은 중증장애인이 지원병동과 인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부족한 인력을 대신해 일상을 지원해 줄 활동지원사를 구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3일 이 협회 관계자는 "생존의 위협 속에 방치된 최중증장애인에게 지원체계를 갖춘 '전담병원'과 '인력'을 배치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을 올렸다. 게시물 작성자는 "국립재활원 장애인 전용 치료시설은 신기루이며 서울사회서비스원은 코로나를 위한 긴급지원이 가능한 것처럼 홍보했지만, 확진자 대상 지원서비스는 없다는 답변뿐"이라면서 "권씨의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루속히 움직여달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증 장애인 코로나 19 환자 관련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다시 의료인력을 배치해  9일부터 중증장애인을 위한 전문 병상을 재가동할 예정"이라며 "최대 23병상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