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받은 660만원 위스키 어디로…폼페이오 "기억 안난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일본 정부에게 선물로 받은 고급 위스키가 사라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국무부는 이날 제출한 연방 관보(Federal Register)를 통해 이런 사실을 보고하고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2017~2019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외국 정부와 정상들이 미 고위 관리들에게 준 고가의 선물에 대한 의전국의 연례 회계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19년 6월 24일 일본 정부로부터 5800달러(약 660만 원) 상당의 위스키 1병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미 헌법에 따르면 정부 관리가 외국 정부로부터 사적으로 선물을 받는 것은 불법이며, 공적으로 받은 선물은 정부 재산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일정한 가격 이상의 선물은 연방총무청(GSA)이나 국립기록관리청(NARA) 등에 넘겨야 한다. 
 
2019년 당시에는 390달러(44만 원) 미만의 선물은 개인 보관이 가능했고, 그 이상 가격은 정부 기관에 이관해야 했다. 직접 소유하고 싶을 땐 재무부에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데, 당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 위스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 기록은 없다고 국무부 소식통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0년 5월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홍콩 보안법’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0년 5월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홍콩 보안법’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NYT는 폼페이오 전 장관이 이 위스키를 직접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미 정부 기록에 따르면 선물을 받은 날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만났다. 기록대로라면 이 경우 정부 공무원에게 선물과 메시지가 전달돼 관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포브스는 “폼페이오 전 장관은 그로부터 5일 뒤인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했고, 고노 다로(河野太郎) 당시 일본 외무상을 만났다”고 전했다.  
 
국무부의 이번 조사와 관련해 폼페이오 전 장관은 “기억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의 변호사 윌리엄 A.버크에 따르면 폼페이오 전 장관은 “위스키를 받은 기억이 없으며, 이 위스키가 어떤 성격으로 (전달됐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또 “위스키와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또 위스키의 행방을 조사하는 부서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NYT는 “외국 정부가 준 선물이 사라진 사건은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번 사건이 당시 정부의 허술한 근무 태만과 비윤리적 행태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포브스도 폼페이오 전 장관과 그의 부인이 지난해 5월 직원들에게 개 산책과 빨래 심부름 등 사적 업무를 시켰던 사건을 언급하며 “폼페이오 장관은 과거 윤리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020년 6월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내외와 상춘재 앞에서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중앙일보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020년 6월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내외와 상춘재 앞에서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중앙일보 강정현 기자]

 
한편 연방관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는 2019년 한 해 동안 외국 정상들로부터 약 12만 달러(약 1억3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이집트·베트남이 준 트럼프 전 대통령 초상화 3점을 포함해 사진과 조각상 등이다. 
 
이 가운데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건넨 선물 두 가지도 기록됐다. 하나는 2019년 4월 11일 한미정상회담 때 건넨 1399달러(약 160만 원 상당)의 야생동물 그림이고, 또 하나는 같은 해 6월 30일 건넨 700달러(약 80만 원) 상당의 도자기 화병이다.
 
해당 선물은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사위이자 당시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었던 재러드 쿠슈너가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쿠슈너는 그해 6월 29일부터 트럼프 대통령 부녀와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 선물은 모두 NARA로 이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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