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열병 뜨면 양돈인은 입산 금지…경기도의 ASF 전쟁

2년 전인 2019년 9월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주요 감염 매개체는 야생 멧돼지. 2년간 대대적인 포획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한동안 잠잠하던 ASF가 강원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하면서 경기도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 지역 양돈농가, 1년 11개월째 ASF 안 생겨  

ASF가 처음 발생했던 경기 지역은 2019년 10월 연천 양돈농가를 끝으로 1년 11개월째 ASF가 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사육 돼지에서 2019년 9월 첫 발생한 후 현재까지 전국 9개 시·군 양돈농가에서 20건 발생했다. 경기도에서는 2019년 9월 16일 파주를 시작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연천·김포 등 북부 3개 지역 양돈농가에서 9건의 ASF가 발생했다. 당시 경기도는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207개 농가 34만7917마리의 돼지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야생 멧돼지. 환경부

야생 멧돼지. 환경부

다만, 야생 멧돼지에서는 지난 13일 기준 전국 16개 시·군 1606건이 발생했고, 현재도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이와 함께 최근 강원 홍천 사육 돼지에서 ASF가 발생했고, 야생 멧돼지가 경기 동남 방향으로 전파됨에 따라 양평·여주·이천·안성 등 동남부 지역을 ‘ASF 중점방역관리 지구’로 지정해 특별 관리토록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경기 지역 양돈농가에서의 1년 11개월간 ASF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철저한 방역대책 덕분”이란 게 경기도의 평가다. 김성식 경기도 축산산림국장은 15일 “지난 2년간 경기도와 시·군, 중앙정부, 농가, 축산단체가 똘똘 뭉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농가에서의 추가 발생을 방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강원도 양돈농가에서 ASF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농가 중심의 철저한 방역관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포천시 지역에 전국 최초로 지난 3월 설치된 자동출입문 방식의 새로운 야생 멧돼지 차단울타리. 포천시

경기도 포천시 지역에 전국 최초로 지난 3월 설치된 자동출입문 방식의 새로운 야생 멧돼지 차단울타리. 포천시

강원지역 ASF 재발에 경기 지역 긴장

경기 지역 양돈농가의 ASF 방역 대책의 핵심은 발생지와의 역학적 연결고리를 차단·관리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화천 농가에서 ASF 재발 시 경기도 소재 2개 가족농가 돼지 1833마리를 선제적 살처분했다. 올해도 강원 고성·홍천 재발 농가와 역학 관련에 있는 도내 농가 53개 농가에 대해 3주간 이동제한 조치, 일일 임상예찰, 정밀검사를 했다.
 
지난해 10월 개정·시행된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에 따라 ASF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된 경기 북부 파주·연천 등 9개 시·군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내·외부 울타리 등 8대 방역시설을 조속히 설치한 것도 주효했다고 도는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방역시설 강화 예산 258억원을 투입했다.

야생 멧돼지 포획으로 바이러스 유입 차단  

야생 멧돼지로 인한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봉수 경기도 동물방역팀장은 “지속해서 멧돼지 집중 포획을 벌여 개체 수를 줄이고 멧돼지 ASF 검출지 10km 이내 222개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이동제한 조치, 출하 시 임상·정밀검사 등 특별 관리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다 강력한 ‘행정명령’을 통해 양돈농가의 방역수칙 준수 수준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영월지역 방목 흑돼지에서 ASF가 발생함에 따라, 양돈농가 대상 ‘방목 사육 금지’ 행정명령을 5월 8일 내렸다. 이어 야생 멧돼지 발 ASF 유입을 막고자 양돈농가 관계자를 대상으로 입산 금지 행정명령을 5월 10일부터 시행 중이다. 사료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차단을 위해 5월 26일 ‘양돈농가 청예사료 급여 금지’ 행정명령도 내렸다.
야생 멧돼지. 환경부

야생 멧돼지. 환경부

경기 89개 양돈농가, 지난해 11월 이후 재입식

김성식 경기도 축산산림국장은 “지난해 11월 연천 살처분 양돈농가에서 첫 재입식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89개 농가에서 재입식이 이뤄져 9만9219마리의 돼지를 다시 사육 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재입식 이후 농가초소 운영, 메신저를 활용한 폐사 등 이상 유무 지속적 파악, 매일 농장 소독 등 특별관리를 실시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