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벌채' 30㏊ 이상 안된다…산림청, '민둥산 논란'에 벌채면적 축소

나무를 한꺼번에 전부 또는 대부분 베어내는 방식(모두베기)의 벌채 가능 면적이 현재 50㏊에서 30㏊로 축소된다. 20㏊를 넘는 규모의 벌채 허가는 시·군별 민관 합동심의회 검토를 거쳐야 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지난 4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앞에서 열린 산림청 벌목정책 규탄 기자회견에서 '산림청 2050 탄소중립 산림 부문 추진전략'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지난 4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앞에서 열린 산림청 벌목정책 규탄 기자회견에서 '산림청 2050 탄소중립 산림 부문 추진전략'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두베기 면적 50㏊→30㏊로 축소 

산림청은 15일 “대규모 모두베기를 막고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과 목재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벌채(나무 수확)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전국 모든 벌채지 실태조사와 전문가·임업인·환경단체 등 의견수렴을 거쳐 이번 개선방안을 내놨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한 곳당 벌채 가능 면적을 줄이고, 재해·생태·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벌채지 내 급경사지, 계곡부, 산 정상부 등에 있는 나무는 남겨두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산림보호지역(167만㏊)은 모두베기 방식의 벌채를 철저히 금지하고, 국유림에서는 솎아베기(간벌)와 소규모 모두베기 등 방식을 우선 적용한다.
 

벌채 사전 타당성 조사제 도입 

산림청은 또 벌채 예정지 사전 타당성 조사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20㏊를 초과하는 벌채 허가를 받으려면 민관 합동심의회에서 전문가 검토를 거치도록 했다. 민관 합동심의회는 시·군별로 설치해 분기별로 열리게 된다.
 
산림청은 벌채 인허가 신청부터 실행·사후까지 데이터 기반 이력 관리를 위한 목재수확 온라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나무의 나이와 종류가 같은 숲이 많은 우리 산림 구조를 생태적으로 다양하고 안정된 숲으로 전환하고, 솎아베기·골라베기 중심으로 목재수확 체제를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19일 충북 제천시 봉양읍 벌채 현장을 찾아 제천시 관계자들과 벌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병암 산림청장이 19일 충북 제천시 봉양읍 벌채 현장을 찾아 제천시 관계자들과 벌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은 지속가능한 국산 목재 공급 확대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하기로했다. 개선된 벌채 제도에 따라 법령 적용은 엄격하게 하고, 규제 강화로 불이익을 받는 산주와 임업인에 대해서는 보조금 등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산림청은 최근 3년간 벌채 허가·신고 지역 2145곳을 일제 점검해 무단벌채, 무허가 운반로 개설 등 법령위반 45곳, 벌채지 정리 미흡 469곳을 적발, 시정 조치 명령했다.
 

"무분별한 산림 훼손 논란에 제도 수정" 

산림청이 이같은 벌채 제도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모두베기에 따른 무분별한 산림 훼손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림청은 지난 1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정부 목표에 맞춰 ‘오래된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어린나무 30억 그루를 심어 향후 30년간 3400만t의 탄소를 흡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침엽수는 수령 30년, 활엽수는 20년이 탄소를 최대로 흡수하는데, 이보다 더 나이가 든 나무는 흡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베어내고, 그 자리에 매년 평균 1억 그루씩 어린나무를 심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산림청 계획대로면 연평균 500만㎥이던 벌채량이 800만㎥로 60% 정도 늘어나게 된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15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대면적 모두베기를 차단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목재생산·이용 등을 위한 벌채(목재수확)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병암 산림청장이 15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대면적 모두베기를 차단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목재생산·이용 등을 위한 벌채(목재수확)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산림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에서 “전국 산을 민둥산으로 만들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산림청 관계자는 “벌채 계획이 바뀌었지만 2050년까지 전체 벌채량과 탄소 감소 목표량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국민 우려를 고려한 제도 개선으로 벌채가 생태·재해·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산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