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우라늄 시설 확장 공사…‘초대형 핵탄두’ 개발 의혹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국장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위성사진. 비교 결과 지난달 3일엔 공터에 나무만 몇 그루 심겨 있었지만(붉은 점선) 지난 14일엔 나무가 제거되고 외벽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AFP=연합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국장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위성사진. 비교 결과 지난달 3일엔 공터에 나무만 몇 그루 심겨 있었지만(붉은 점선) 지난 14일엔 나무가 제거되고 외벽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AFP=연합뉴스]

북한 영변에서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또 하나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와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등에 따르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최근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원심분리기 1000개가 들어설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는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량을 25% 정도 늘릴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천명한 ‘초대형 핵탄두’ 개발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CNN도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당국자들도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변화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무기급 우라늄 생산량을 늘리려는 계획의 신호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부·국가정보국(DNI)·중앙정보국(CIA) 등은 이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국장은 이날 군축 전문가 블로그에 영변의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3일과 지난 1일, 지난 14일에 각각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비교한 결과 당초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 추정되는 시설 부근의 빈 공터였던 공간에서 외벽 등을 공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새로 만든 공간은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 추정되는 기존 시설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공사를 통해 두 공간이 연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루이스 국장은 “이런 공사 형태는 2013년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증설할 당시 용적을 두 배로 늘린 과정과 흡사하다”며 “북한은 아마 해당 지역을 지붕으로 덮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루이스 국장은 “새로 조성된 곳은 약 1000㎡ 넓이로 원심분리기 1000개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그럴 경우 이곳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이 25%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확장 공사가 지난 1월 북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초대형 핵탄두’ 개발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 핵무기 개발 등과 함께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루이스 국장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북한이 무기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급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양을 훨씬 더 늘려야 한다”며 “특히 초대형 핵탄두 생산에는 상당한 양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초대형 핵탄두는 수소폭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탄두의 직경과 중량 등을 고려할 때 이는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화성-15형과 화성-16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번 확장 공사가 ‘보여주기식’이란 분석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영변 이외에도 북한이 ‘와일드카드’로 숨겨둔 고농축 우라늄 시설들이 있는데, 굳이 영변에서 공사하는 것은 미국이 보라는 얘기”라며 “대북 제재 해제가 시급한 북한이 노골적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