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입에 머금게…" 판결문속 군대, D.P.보다 더 잔혹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최근 군대내 가혹행위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큰 화제였다. 'D.P.'는 군무이탈 체포조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누적 조회수 1000만뷰를 달성한 웹툰 'D.P 개의날'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D.P는 2014년 강원도의 한 육군 헌병 부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14년은 육군 28사단에서 후임병을 구타해 숨지게 한 '윤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때다. 22사단에서 집단 따돌림 등을 견디지 못해 무장 탈영한 병장이 총기를 난사한 '임병장 총기 난사 사건'도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군대 내 가혹행위가 적나라하게 표현됐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후임병의 어머니 편지를 선임병이 공개적으로 읽으며 '너희 집 거지냐'고 폭언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자고 있는 후임병에게 방독면을 씌운 뒤 물을 뿌려 물고문을 하고, 못이 박힌 벽 쪽으로 몸을 밀어 상처를 내고,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가혹행위들이 나온다.

드라마를 계기로 군대 내 가혹행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워 지자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드라마에 대한 반응을 내놨다. D.P가 태국·베트남·영국 등 해외에서도 방영됨에 따라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은 "폭행, 가혹 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 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 환경으로 현재 바뀌어 가고 있다"라며 "7년이 지난 현재의 병영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극화된 묘사"라고 설명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드라마 배경이 된 2014년은) 지금의 병영 상황과 좀 다르다. 많이 개선 중이다"며 "그러나 드라마 속에 비춰진 (군 내부의) 모습들이 지휘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봐야 할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군의 부조리를 근절하고 병영문화를 변화하는 기회로 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대 내 가혹행위 지금은 다를까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D.P.' 사진 넷플릭스

그렇다면 현재 군대 내 환경은 드라마가 배경으로 하는 2014년과 달리 개선되었을까. 고등군사법원의 2020년, 20121년 일부 판결문에서는 가혹행위가 언급됐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수차례 걸쳐 폭행 및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소변을 입에 머금게 하고, 피해자에게 신고하면 때린다는 취지로 말하며 협박하고… /고등군사법원 2020노48, 2020.7.16

…피고인은 목공실에서 위험한 물건인 공기못총(에어타카)을 이용해 피해자를 향해 20발가량 발사함으로써 폭행했다… /고등군사법원 2020노319, 2021.2.25

…피해자에게 "너희 부모님이 너를 그렇게 키워서 그런 거야."라고 말하며, "저희 부모님은 쓰레기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쓰레기인 저를 낳았습니다"라고 복창하도록 시켰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생활관 바닥에 엎드리도록 한 뒤 팔굽혀펴기를 약 30회 시킴으로써… /고등군사법원 2021노202, 2020.11.26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719건의 상담 신청이 접수됐다. 이 중 상해, 폭행 등 구타와 모욕, 폭언 등 언어폭력 피해를 호소한 상담이 각각 96건, 273건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1.6%, 12.8% 증가했다. 강간, 준강간 등 성폭력 피해의 경우 16건으로 전년(3건)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성희롱 피해 역시 55건으로 2019년(11건)보다 증가했다.

한편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심 재판 기관인 고등군사법원은 폐지된다. 성범죄를 비롯한 일부 군 범죄는 처음부터 민간에서 수사와 재판을 맡게 된다. 또한 군 전체에서 육군·공군을 합쳐 170여명에 불과한 탈영병을 쫓는 '군무이탈자체포조' 병사 보직도 내년 7월 1일부터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