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비 10만원·고밥비 50만원" 길고양이 입양비 불법 아니냐 [법잇슈]

유기동물을 구조한 뒤 임시 보호하다 입양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유기동물 보호·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등록된 입양 홍보용 길고양이 사진. [포인핸드 캡처]

유기동물을 구조한 뒤 임시 보호하다 입양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유기동물 보호·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등록된 입양 홍보용 길고양이 사진. [포인핸드 캡처]

세상에 이런 이슈 이럴땐 법잇슈
③길고양이인데, 입양 때 돈 내야하나?

"돌봄비 7만원입니다. 추후 돌려드립니다."
"책임비 5만원, 중성화수술 양육지원비로 돌려드립니다."
 
길고양이 입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포털사이트 카페, 혹은 스마트폰 동물 입양·정보 플랫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문구다. 길고양이를 구조해 임시 보호하고 있는 이들이나 길고양이 돌보미(캣맘·캣대디)들이 길고양이를 타인에게 입양 보낼 때, 5~10만원 수준의 '책임비'를 받겠다는 의미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책임비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길고양이를 성실하게 보살펴 달라는 의미에서 관행처럼 오가던 비용이 불법이냐 아니냐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고밥비'(길고양이를 돌보는 동안 사료·병원비 등으로 지출한 비용) 형식으로 많게는 50만원까지 요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돈을 받는 행위 자체가 판매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다. 책임비·돌봄비·고밥비. 법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유기동물을 구조한 뒤 임시 보호하다 입양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5~10만원 수준의 '책임비'가 오간다. 과도한 책임비는 동물보호법 위반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사진은 유기동물 보호·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등록된 입양 홍보용 문구. [포인핸드 캡처]

유기동물을 구조한 뒤 임시 보호하다 입양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5~10만원 수준의 '책임비'가 오간다. 과도한 책임비는 동물보호법 위반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사진은 유기동물 보호·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등록된 입양 홍보용 문구. [포인핸드 캡처]

 

"불법, 하지만 포용 가능성 있어"

 
동물보호법 상으로는 불법이다. 제8조 3항에서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동물에 대하여 포획하여 판매하거나 죽이는 행위,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동물임을 알면서도 알선·구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1호에서 이에 해당하는 동물로 '유실·유기동물'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동물보호법 제46조 2항 1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부센터장인 변주은 변호사는 "책임비나 고밥비라는 명목으로 사회상규상 납득할 수 있는 금액을 벗어나는 비용을 요구한다면, 동물보호법 제8조 3항은 물론, 제33조(판매영업 등록 관련) 위반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액의 책임비까지 법으로 처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포용적인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변 변호사는 "책임비는 임시 보호에 들어간 비용을 받는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고양이를 입양한 뒤 학대나 '고양이탕' 등으로 이용되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미가 더 크다"라며 "책임비가 동물에 대한 교환가치가 아니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법적 관용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식을 벗어나는 고액의 책임비나 고밥비를 요구하는 경우는 동물보호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지만, 상식선에서 이뤄지는 소액의 책임비는 법원에서 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서울 서대문구의회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길고양이 급식소를 찾은 고양이 한 마리가 지난 2월 4일 사료를 먹고 급식소를 나서며 주위를 살피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서울 서대문구의회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길고양이 급식소를 찾은 고양이 한 마리가 지난 2월 4일 사료를 먹고 급식소를 나서며 주위를 살피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구조는 선행? 가급적 지양해야"

 
길고양이를 무조건 구조해 입양보내는 행위는 선행일까. 동물보호단체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견해다. 건강한 고양이까지 구조라는 명목으로 포획해 굳이 다른 사람에게 입양 보낼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건강에 특별히 문제가 없는 길고양이를 잡아서 억지로 입양 보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급히 치료가 필요한 동물이 아닌 이상 무분별한 구조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동물을 한순간에 자기 터전을 잃게 되고, 입양을 보내는 임시 보호자 역시 동물에 대한 책임을 불필요하게 타인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