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안쓰면 하루 64만원···일년 1233만원 챙겨준 '신의 직장'

KBS가 연차수당을 과도하게 지급하고, 정원을 규정보다 늘리는 등 방만경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KBS 사옥

KBS 사옥

감사원이 24일 공개한 KBS에 대한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연차수당을 ‘기본급의 180%’로 책정하고 있다.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기본급의 1.8배로 보상받는다는 뜻이다. 공공기관의 87.1%는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통상임금'을 연차수당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KBS의 경우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많은 연차수당을 지급했다.  

그 결과 2018년 한 고위급 직원은 1233만4800원의 연차수당을 받기도 했다. 1일 수당 64만9200원이 19일치만큼 쌓인 결과다. 

또 2019년 기준 KBS의 예산집행 총액 중 인건비 비중은 36.3%로 지상파 방송3사 중 가장 높았다. MBC와 SBS는 각각 20.2%, 19.0%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인건비 비중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상파 방송 3사의 인건비 비중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감사원은 “KBS는 2010년 이후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과도한 인건비성 급여로 인해 경영상황 악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지적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KBS의 인건비 비중은 2015년 33.6%에서 2019년 36.3%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KBS 적자 규모는 2018년 585억원에서 2019년 759억원으로 늘었다. 향후 5년간 경영실적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KBS는 또 방만경영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서류상 총정원 수를 수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고위직 비율이 줄어든 것처럼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KBS는 지역방송국 폐지 등으로 정원이 줄었는데도, 줄어든 인원을 총정원 수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 결과 실제 근무하는 총현원(4541명)보다 장부상 총정원(5548명)이 1000명 가량 많아지게 됐다. KBS는 그런 뒤 과다획정한 총정원을 기준으로 고위직 비율을 산정해 신고했다.

KBS는 이런 방법을 통해 실제 상위직 숫자를 거의 줄이지 않으면서도 상위직의 비율만 줄인 내용의 경영개선 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김상근 KBS 이사장(가운데)과 양승동 KBS 사장(왼쪽), 임병걸 KBS 부사장이 7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조정안 설명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KBS이사회는 전날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3800원으로 52% 올리는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뉴스1

김상근 KBS 이사장(가운데)과 양승동 KBS 사장(왼쪽), 임병걸 KBS 부사장이 7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조정안 설명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KBS이사회는 전날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3800원으로 52% 올리는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뉴스1

 
이러한 상황에서도 KBS는 "지속된 영업적자를 개선해야 한다"며, 월 2500원인 수신료를 38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2017~2018년 KBS 2TV에서 방영됐던 오디션 프로그램 ‘더유닛’의 최종결과가 온라인 점수 오류로 뒤바뀐 사실도 이번 감사를 통해 뒤늦게 밝혀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의 최종회가 방송된 2018년 2월 10일 담당 프리랜서 작가는 대행업체에게 받은 사전 온라인 점수를 뒤바꿔 입력했다. 그 결과 남성 참가자 18명 중 15명, 여성 참가자 18명 중 13명의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됐다.

KBS의 더유닛 이미지.

KBS의 더유닛 이미지.

그 결과 최종 선발된 인원 중에는 탈락했어야 했던 3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더유닛’을 통해 선발된 남성팀 유닛B는 유키스 준, 의진, 고호정, 필독, 마르코, 지한솔, 대원, 기중, 찬이 등으로 구성됐다. 여성팀인 유닛G는 소나무 의진, 예빈, 앤씨아, 윤조, 이현주, 양지원, 우희, 지엔, 이수지 등으로 활동했다.

KBS는 감사원의 지적에 “최종회 제작ㆍ방영 당시 KBS 총파업 등으로 인해 10명의 내부 프로듀서 중 3명만 참여하는 등 업무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며 “특정 참가자가 선발되기 유리하도록 하는 등의 의도는 없었다”는 답변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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