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거래액 1000억…애플 4년전 구형 모델 인기 끈 이유

사진 언스플래쉬

사진 언스플래쉬

대학생 정모(22)씨는 최근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20만원대 스마트폰을 중고로 구입했다. 그는 “쓰던 스마트폰이 구동이 잘 안 돼 중고기기를 알아보다가 용량도 크고 상태도 괜찮은 폰이 있어 구입하게 됐다”며 “주변에 1년 정도 쓰고 20만원 안팎에서 중고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꽤 된다”고 말했다.  

최신작 경쟁에 중고폰도 인기

중고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전자가 화면이 접히는(폴더블) ‘갤럭시Z’ 시리즈를 선보이며 다시 스마트폰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애플의 ‘아이폰13’ 출시로 단말기 교체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마트폰 거래액은 1000억원에 달해, 단일 카테고리 가운데 거래액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50% 늘어난 수치다.  

아이폰 몸값, 왜 안 떨어지나 

아이폰13 시리즈. 사진 애플

아이폰13 시리즈. 사진 애플

거래 수요 측면에선 ‘아이폰’의 검색량이 약 250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기종별로는 ▶아이폰12(약 42만건) ▶아이폰11(약 34만건) ▶아이폰XS(약 31만건) 순이었다.  

아이폰은 타사 제품에 비해 시세 변동 폭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아이폰12는 다음 달 아이폰13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구형’이 됐지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가격은 1년 전 첫 출시 대비 약 30%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갤럭시노트20의 중고가격은 첫 출시가의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그동안 쌓아 놓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중고 시장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애플의 최신 운영체제인 iOS를 제공받으면 중고폰도 신제품처럼 사용할 수 있어 가격 방어가 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4년 전 기종에서나 볼 수 있는 아이폰 터치ID에 대한 거부감도 별로 없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페이스ID 기능에 불편감을 느낀 사용자들이 다시 터치ID 기종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아이폰X’에서 홈 버튼을 없애면서 지문으로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는 터치ID를 얼굴 인식 서비스인 페이스ID로 대체했다. 하지만 터치ID 기능이 있는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SE2은 올 상반기 번개장터에서 각각 검색량 30만건과 15만건을 기록하며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폰꾸족’ 몰리는 갤럭시Z 

삼성전자가 카페 노티드가 협업해 만든 '갤럭시Z플립3' 액세서리.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카페 노티드가 협업해 만든 '갤럭시Z플립3' 액세서리.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최신 ‘갤럭시Z’시리즈가 차세대 폼팩터(기기 형태)로 선전하면서 관련 액세서리 제품의 중고거래가 두드러진다. 
특히 갤럭시Z 플립의 경우 스마트폰과 케이스 사이에 끼워 넣는 ‘팔레트’, 케이스에 부착할 수 있는 ‘스트랩’, 손가락에 끼워서 스마트폰을 들 수 있게 부착된 ‘링’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할 수 있어 일명 ‘폰꾸족(스마트폰 꾸미기족)’들의 거래가 활발하다. 번개장터에서도 ‘Z플립 스트랩’ ‘Z플립 케이스’ 등 꾸미기 제품이 지난 한 달간 78만 건 이상 검색됐다.  


버낵장터 '내폰시세' 화면. 주간 단위로 시세를 확인할 수 있고 시세 상승 알림 등을 통해 더 유리한 가격에 팔 수 있게 했다. 사진 번개장터

버낵장터 '내폰시세' 화면. 주간 단위로 시세를 확인할 수 있고 시세 상승 알림 등을 통해 더 유리한 가격에 팔 수 있게 했다. 사진 번개장터

중고폰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번개장터는 기종과 용량을 입력하면 시세조회와 매입, 판매 등을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는 ‘내폰시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표병훈 번개장터 디지털사업본부장은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최신 스마트폰 가격대와 고가의 약정 요금제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합리적으로 거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성향에 따라 디자인과 성능이 뒤처지지 않는 이전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