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에 곽상도 50억 터지자…與 앞다퉈 '이재명 대장동' 옹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는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라고 하기 전에 자체 조사부터 하시라.”(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대장동 개발 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에 역공을 퍼붓는 성토장이었다.

송 대표는 “우리 당의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며 ‘화천대유가 누구겁니까’라고 외치는 (야당의) 이중적인 얼굴이 참 궁금하다”며 “(이 후보가) 민간이 가져갈 5500억원을 환수한 것에 박수를 쳐야 하는데 ‘도둑질 더 못 막았냐’고 이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가 최고위에서 대장동 의혹을 공개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도부 인사들은 이어 “국민의힘 발 법조 게이트”(윤호중 원내대표), “화천대유가 아니라 국힘대유, 상도대유”(강병원 최고위원), “정유라 사건과 기시감이 든다”(김영배 최고위원)며 거들었다.

그동안 대장동 의혹에 대한 공개 거론조차 꺼릴 정도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 지도부가 대대적인 태세 전환에 나선 모양새다. 그 급변침의 배경엔 대장동 의혹의 물줄기를 바꾼 '곽상도 의원 아들 50억 퇴직금', 이재명 대세론으로 기우는 여당 경선 판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① 곽상도 아들 ‘50억원 퇴직금’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논란에 여당이 크게 고무된 건 대장동 의혹으로 코너에 몰렸던 이재명 지사의 주장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지사는 “본질은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주장을 펴왔는데, 당 지도부의 인사는 “이 지사가 주장해온 야권 연루설의 단면이 곽 의원 아들 퇴직금으로 드러난 것 아니냐”라고 했다.

이날 오전 이 지사 캠프 법률지원단은 서울중앙지검에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명실상부한 주인”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공직선거법·정통망법 위반)했다고 곽 의원을 고발했다. 이에 발맞추듯 당 지도부가 국민의힘에 총공세를 펴기 시작한 걸 두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 지도부도 이 지사에 대한 의혹을 털고 국민의힘을 몰아세울 기회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했다. 

곽상도 무소속 의원은 26일 아들이 5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화천대유에서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는 곽 의원을 27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했다. 임현동 기자

곽상도 무소속 의원은 26일 아들이 5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화천대유에서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는 곽 의원을 27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했다. 임현동 기자

 
관련 의혹이 2030세대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민주당은 주목하고 있다. 곽 의원 아들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에서 “아빠 찬스”(송영길 대표), “청년들 울화를 돋운다”(윤호중 원내대표)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국 사태 이후 청년층의 외면을 받아온 민주당이 젊은 층의 표심을 되찾아올 기회로 이번 국면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② 이재명의 호남 과반 승리

이 지사가 호남 경선에서도 선전하며 대세론을 굳힌 것도 당 지도부의 태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호남 경선 전까지는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명·낙대전’ 혈투 속에서 지도부가 대장동 의혹을 직접 거론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정 후보를 두둔하거나 배척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장동 의혹 속에서도 이재명 대세론이 더 굳어지는 상황이 전개되자 민주당에선 “모로 가도 우리 후보는 이재명이 될 것 같다. 우리 후보를 지켜내지 못하면 정권을 내줄 수 밖에 없다. 이 지사를 ‘결사옹위’해야 한다”(익명을 원한 최고위원)는 반응이 나왔다.

26일 민주당 전북 경선이 열린 전북 완주 우석대 체육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중앙포토

26일 민주당 전북 경선이 열린 전북 완주 우석대 체육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중앙포토

 
반면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 전 대표는 27일 CBS라디오에서 “(대장동 의혹의) 큰 그림 중 지금은 코끼리 다리도 나오고 귀도 나오는 상황이다. 언젠가 코끼리 전체가 그려지지 않겠나”라면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듣지만,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고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하면서도 수사의 대상을 “기득권 세력의 특권 동맹”이라고 밝히며 이 지사에 대한 직접적 거론은 삼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 대표 캠프 인사는 “대장동 의혹이 국민의힘과의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우리가 당내에서 이 문제를 본격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래저래 당내 분위기는 이 지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양상이다. 

③ 약발 떨어진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추석 연휴 전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일 관련 사건이 보도된 직후 송 대표는 앞장서 “우리나라 검찰 역사상 거의 최악의 사건”(지난 3일), “윤석열 감독, 검찰·국민의힘 공동주연의 고발사주·국기문란”(지난 15일) 등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대장동 관련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고발 사주 의혹의 파급력은 줄었다는 평가다. 배종찬 인사이트 K 연구소장은 “부동산 이슈인 대장동 의혹은 고발사주 의혹보다 유권자의 피부에 닿는 사안이어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며 “결국 이번 대선은 양당 주자가 어떻게 각종 의혹을 관리하느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