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 예약률 5.3%, 고령자 100만명 기피…방문접종 검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예약 기한이 다가오는데 예약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60대 이상은 여전히 100만명 이상이 기저질환 등으로 접종을 기피한다. 보건당국은 향후에도 추가 예약 기회를 주기 위해 관련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접종률이 어느 정도 오른 뒤 수요 조사를 거쳐 미접종자를 직접 찾아가 방문 접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29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미접종자 571만3183명 가운데 백신을 맞겠다고 예약한 대상자는 30만4488명으로 예약률이 5.3%에 그친다. 지난 18일부터 예약이 진행됐고 당국은 연휴 이후로 예약률이 본격 오를 것이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연령별로 ▶80대 이상 1.3% ▶70대 3% ▶60대 5.3% ▶50대 8.8% ▶40대 4.9% ▶30대 4.5% ▶18~29세 5.7%다.  

28일 대전 중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관찰하며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8일 대전 중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관찰하며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60세 이상은 미접종자 110만8142명 중 4만1886명만 예약했다. 나머지 107만명가량이 오는 30일까지 추가 예약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접종 상태로 남는다. 지병이 있어 부작용이 우려되거나 맞기 힘든 건강 상태에 놓인 이들이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설득하면 의외로 마음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허목 부산 남구보건소장은 “대체로 기저질환자가 많은데 백신 맞고 문제 생겼다고 하니 두려워서 못 맞는다고 한다”며 “보건소에서 확신을 주고 설득하면 대부분 맞으려 한다. 의외로 방법을 몰라서 예약을 못 한 분들도 꽤 된다”고 말한다.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 않는 대상은 발열 등의 급성질환이 발생한 경우, 임종 임박해 있거나, 위중·혼수 상태, 정신 상태 불량, 백신 구성 물질에 아나필락시스 등의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 적 있는 경우, 1차 접종에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확인된 경우 등이다.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기저질환자도 접종 이익이 코로나19 위험보다 크다고 본다. 

당국은 예약이 끝나도 다시 기회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 다인용 백신의 폐기를 줄이면서 접종 기회를 효율적으로 줄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께면 대다수 대상자가 이미 백신을 맞은 상태라 소수의 희망자가 여러 장소에서 분산돼 띄엄띄엄 예약할 경우 다인용 백신 상당수가 버려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맞게 할지 장소와 시기 등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향후 어느 정도 접종률이 올라간 뒤로 보건소가 수요자를 조사해 방문 접종하는 방안도 당국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혹시나 맞고 싶어도 접종 센터나 의료기관으로 갈 수 없어 못 맞거나 관련 정보가 채 전달 안 돼 미접종한 이들을 가려 접종하기 위해서다. 앞선 관계자는 “당초 접종 계획을 세울 때 일반 접종이 끝나면 가가호호 방문해서 접종 못 한 분 중 희망자를 찾아가 맞히는 방안에 관해서도 얘기가 나왔다”며 “1, 2명분 백신을 다 못 쓰고 일부 폐기한다 해도 향후 보건소 방문접종팀을 통해 그런 방법도 고민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앞서 미접종 노인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의사, 간호사 등으로 접종팀을 꾸려 방문 접종한 바 있다. 지난 8월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이런 접종팀에 대해 보도하며 “이 계획은 접종 센터로 갈 수 없는, 움직일 수 없는 노인을 위한 것”이라며 “6월 처음 시작했을 때 접종팀이 하루 6~8 가구를 방문했지만 한 달 전(7월)부터 하루 최대 14명의 노인에게 접종해야 했다. 노인이 집에서 접종받기 위한 대기가 8주나 된다”고 전한 바 있다. 싱가포르 보건당국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1200명의 고령층이 방문 접종받았다고 한다.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위해 최대한 미접종 고위험군에 접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에 대해선 지금보다 더 드라이브를 강하게 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되니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식으로 하면 불편해서라도 접종할 이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미접종자에게 페널티(벌칙) 주는 방안도 언급된다. 김탁 순천향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여러 나라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방역정책의 완화를 위해서는 18세 이상의 성인으로 하면 90~95% 이상의 접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제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금지, 식당 이용 시 집합금지 등으로 네거티브(negative) 인센티브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앞서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단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향후 접종자 혜택을 늘려가는 식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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