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취업자 67만명 증가? 코로나 불황이 부른 착시효과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는 시민들 모습. [뉴스1]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는 시민들 모습. [뉴스1]

9월 취업자가 7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68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67만1000명 증가했다. 2014년 3월(72만6000명)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최근 취업자 수는 7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9월에는 8월(전년 동월 대비 51만8000명 증가)보다 더 개선된 모습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확대되며 뚜렷한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고용 충격 발생 이전 고점(지난해 2월)에 한 발 더 근접(고점 대비 99.8%)했다”고 밝혔다.

숫자만 놓고 보면 고용 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실적)다. 하지만 솎아보면 통계상 수치로만 나아진, ‘무늬만’ 고용 회복에 더 가깝다. 비교 대상이 되는 1년 전 일자리 경기가 지나치게 나빴던 영향이 컸다.

지난해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조치가 크게 강화됐다. 한 달 후인 지난해 9월 취업자 수 감소 폭은 39만2000명에 달했다. 골짜기가 워낙 깊었던 탓에 산이 높아 보이는 착시 효과(기저 효과)가 1년 후인 지난달 고용 통계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최근 청년·노년층 대상 공공 일자리가 최근 수십만 개 수준으로 늘었고,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하기 직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매달 30만~50만 명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섣불리 고용 회복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 고용 착시는 내년 초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2월까지 취업자 수 감소 폭이 20만~90만 명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취업자 증감·실업자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취업자 증감·실업자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업종별·연령대별 통계를 들여다봐도 고용 회복과 거리가 먼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코로나19의 수렁에 빠져 있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다시 증가로 전환했다. 역시 기저 효과가 컸다. 지난해 9월에는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22만5000명이 감소했는데, 이때와 비교해 지난달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 보이는 착시 현상이 뚜렷했다.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의 상황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4만8000명이 감소했다. 반대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만2000명 늘었는데,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직원을 내보냈거나 폐업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간 일자리의 부진을 공공 일자리가 채우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늘어난 취업자 67만1000명 중 정부 일자리 사업과 밀접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28만 명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달 대부분의 나이대에서 취업자가 늘어났지만, 30대에서만 1만2000명이 감소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32만3000명). 정부가 대량으로 만들고 있는 ‘공공 알바’가 20대 청년층과 고령층에 집중되면서 30대 일자리 공백이 더 두드러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착시 효과만 일으키고 실제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일자리 지원 자금의 구조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