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올린 서울대 교수 22명…솜방망이 징계

서울대에서 지난달 한 청소 노동자가 사망했다. [연합뉴스]

서울대에서 지난달 한 청소 노동자가 사망했다. [연합뉴스]

자신의 자녀나 동료 교수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올려주는 연구부정을 저지른 서울대 교수가 22명으로 파악됐다. 부정행위가 드러났지만, 대부분은 경고나 주의 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13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대연구진실성위원회 미성년공저자 연구부정 판정논문 결정문’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를 논문 공저자로 올리는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교수는 총 22명으로 파악됐다.

자녀 이름 올리고, 동료에 부탁하고...은폐 시도도

이 가운데 자신의 자녀를 직접 논문 공저자로 올린 건 4건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A씨는 자신이 실험실 책임자로 있던 2007년에 자신의 자녀를 의학 논문 3편의 공저자로 올렸다. 당시 A씨의 자녀가 실험실을 찾은 건 한 해 동안 총 13일에 그쳤다.

동료 교수에게 자신의 자녀를 공저자로 올려달라고 부탁한 사례도 5건이다. 수의과대학 교수 B씨는 동료 C교수에게 자신의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인턴 채용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C교수는 B씨의 제자이기도 했다.

연구부정이 드러날 걸 우려해 교수끼리 말을 맞추기도 했다. 자신의 딸과 딸의 친구를 논문 공저자로 올려준 농업생명과학대학 D교수는 동료 교수에게 교신 저자를 맡아달라고 부탁하며 '내가 교신저자가 되면 학생과 부녀지간인 게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난 저자에서 빠지겠다'고 말했다. 


징계는 경고·주의 그쳐...서울대 "징계 시효 지나"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부정 행위 상당수는 의약학 계열 교수와 관련돼 있다. 전체 22건 가운데 9건을 서울대 의대 교수가 저질렀다. 이외에 수의과대 4건, 치의학대학원 2건, 약학대 1건으로 파악됐다. 의약학 계열에서 발생한 연구부정이 전체의 72.7%를 차지한다.

징계는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 서울대는 연구부정이 드러난 교수 10명에게는 경고, 3명에는 주의 처분을 내렸다. 서동용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 측은 대부분 사례가 연구윤리 위반의 징계 시효인 3년이 지나 징계가 불가능했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고 등 처분을 줬다고 밝혔다. 이들 자녀가 논문을 대학 입시에 활용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미성년 논문 공저자 문제가 잇따르자 2019년 교육부는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당시 교육부는 83건을 적발해 각 대학에 징계를 요청하고 일부는 수사 의뢰했다. 같은 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의 딸이 한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대학병리학회는 연구 부정을 인정하고 해당 논문을 직권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