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즈 한켤레 샀을 뿐인데…1700만원 벌수 있는 방법

리셋플랫폼 크림(KREAM)에 등록된 나이키와 디올이 합작한 운동화 '에어디올' 하이(위), 로우(아래). [사진 크림]

리셋플랫폼 크림(KREAM)에 등록된 나이키와 디올이 합작한 운동화 '에어디올' 하이(위), 로우(아래). [사진 크림]

지난해 7월 명품 브랜드인 크리스챤 디올이 나이키와 협업해 내놓은 운동화 ‘에어 디올’은 추첨을 통해 8000명에게 300만원(하이), 270만원(로우)에 판매됐다. 전 세계에서 응모한 사람만 500만 명에 달한 이 운동화의 리셀(Resell·재판매) 가격은 현재 각각 1200만원, 7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공개된 직후에는 리셀 가격이 2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정판 신발을 구매한 후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와 재테크의 합성어)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리셀 플랫폼도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스니커즈는 리셀 시장에서도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운동화값만 있으면 투자가 가능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어서다. 

‘에어 디올’ 사례처럼 가격이 급등하는 신발은 소수지만 대부분의 한정판 신발은 판매가 이하로는 잘 떨어지지 않아 손해 보는 일은 적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전체 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 확장’과 ‘미래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리셀 시장의 성장을 포착한 기업들도 속속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운동화 리셀 전문 플랫폼 '크림' [사진 크림]

운동화 리셀 전문 플랫폼 '크림' [사진 크림]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분사한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은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ㆍ소프트뱅크벤처스ㆍ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알토스벤처스는 국내에서 쿠팡ㆍ크래프톤ㆍ우아한형제들(배민)ㆍ직방ㆍ당근마켓ㆍ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굵직한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했다. 올해 3월 받은 투자액까지 합하면 크림의 누적 투자액은 총 1400억원에 달한다.

리셀계의 ‘공룡’ 플랫폼으로 꼽히는 미국 기업 스탁엑스(StockX)의 국내 시장 진출이 다른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재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탁엑스는 최근 경기도 김포시에 상품 검수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진출을 본격화했다. 스탁엑스의 아시아 진출은 호주와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다. 


이전까지는 스탁엑스에서 제품을 사면 검수센터가 있는 홍콩을 거쳐 국내에 배송됐지만 앞으로는 원화 결제 시스템과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탁엑스 측은 “한국 리셀 시장의 성장세가 빠르다고 판단했다”며 “한국 소비자가 지난 1년 동안 스탁엑스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건수는 전년 대비 134% 늘었다”고 설명했다.

 
크림을 비롯해 무신사의 ‘솔드아웃’, KT알파의 ‘리플’ 3개사가 각축전을 벌이던 국내 리셀 시장에 글로벌 1위 사업자가 상륙하자 각종 프로모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크림과 솔드아웃에 밀려 3위에 머무르고 있는 리플은 KT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리플은 이달부터 KT 멤버십 할인을 도입했다. KT 통신사를 이용하는 회원은 한정판 스니커즈 구매 시 보유한 통신사 포인트 내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KT의 콘텐트 회사 스토리위즈의 웹소설 이용권 증정하는 행사도 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코는 2019년 20억 달러(약 2조3600억원)였던 전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2025년에는 60억 달러(약 7조9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스니커즈를 수집하는 소수의 마니아 위주로 거래되던 시장이 대중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가 추산하는 한국 리셀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