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세상 어디에도 없는 ‘지옥’의 맛

[더,오래] 현예슬의 만만한 리뷰(120) 드라마 ‘지옥'

 
어제 부산국제영화제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19 팬데믹 영향으로 축소 개최한 이후 올해에는 정상 개최해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는데요.

특히 해운대를 중심으로 영화제를 열었던 것과 달리 부산 14개 구·군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역대 출품작을 무료 상영해준 ‘동네방네 비프’와 영화배우들을 초청해 팬들과 함께 영화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관 등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액터스 하우스’ 프로그램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었습니다.

피케팅에 성공한 저는 7일부터 9일까지 방문했는데요. 얼마 전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안정원 역으로 나온 유연석과 올가 쿠릴렌코가 만나 한국 올 로케이션으로 찍은 수사물 ‘배니싱’. ‘아이언맨 3’에서 과학자 마야 한센으로 등장한 레베카 홀이 감독을 맡은 장편 데뷔작 ‘패싱’. 그리고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유니버스라 불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이렇게 세 작품을 미리 만나봤습니다.

 
세 작품 모두 소개하기엔 말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 오늘은 이 중에서 보자마자 전체 공개 일만 기다리고 있는 문제적 작품 ‘지옥’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드라마 ‘지옥’에서 신흥 종교 단체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 역을 맡은 배우 유아인.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신흥 종교 단체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 역을 맡은 배우 유아인.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세계관에서는 천사가 나타나 불특정 인물에게 “당신은 몇 날 몇 시에 죽는다. 그리고 지옥에 간다”라는 고지를 내립니다. 예정된 시간이 되면 지옥의 사자들이 등장해 그를 데려가죠. 그런 끔찍한 장면이 대낮에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어나게 되는데요.

 
신흥 종교 단체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유아인 분)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고지가 내려지는 것이고 이게 신의 뜻이라는 것을 알리죠. 처음에는 사이비라 치부하며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일련의 사건을 실시간으로 목도하게 되면서 그 두려운 존재와 그걸 이미 예견했던 정진수라는 인물을 신격화하는데요.

 
이때 사건을 파헤치려던 진경훈 형사(양익준 분)와 민혜진 변호사(김현주 분)는 이들 세력에 반하는 인물로 낙인 찍히면서 테러의 대상이 됩니다.

 

예고편 속 지옥의 사자가 등장하는 장면. 영화의 맨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한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사진 '지옥' 예고편 캡쳐]

예고편 속 지옥의 사자가 등장하는 장면. 영화의 맨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한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사진 '지옥' 예고편 캡쳐]

 
예고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지옥의 사자가 등장하는 초반 시퀀스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고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한편 한편이 지나가는 게 아까울 만큼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으로 인해 변해가는 사람들. 그리고 저는 왠지 자꾸 ‘마녀사냥’이 떠올랐는데요. 세력을 확장해가는 ‘새진리회’ 사람들이 그에 반하는 사람들에게 행하는 폭력과 그런 폭력을 두고 마치 신이 다 돌보지 못하는 인간 세상의 ‘악’을 처단하는 ‘정당한 행위’로 본다는 게 무서웠습니다.

 
총 6부작 중 3부작을 스크린에서 미리 볼 수 있었는데요. 이 3부작에서 한 이야기 흐름이 끝을 맺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송곳’으로 한 차례 소개해드린바 있던 최규석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3부까지가 웹툰의 시즌 1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약간 스포 아닌 스포 이야기를 하자면 4~6부에서는 1~3부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박정민, 원진아 배우가 등장할 것 같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마친 드라마 ‘지옥’의 출연자들과 연상호 감독. [뉴스1]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마친 드라마 ‘지옥’의 출연자들과 연상호 감독. [뉴스1]

 
이번 영화제에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넷플릭스의 영향력인데요. 킹덤, 스위트홈, 승리호, 오징어 게임 그리고 지옥까지 넷플릭스의 자본력이 한국 영상 미디어 업계의 퀄리티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질 좋은 콘텐트들이 쏟아진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상영이 끝나고 열린 GV에서 연상호 감독은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아 이거 누가 찍어줬으면 좋겠다. 빨리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셨다고 하는데요. 누구보다도 감독이 먼저 보고 싶어했던 이 작품 ‘지옥’은 11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고 하니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옥
원작: 네이버 웹툰 ‘지옥’
감독: 연상호
각본: 연상호, 최규석
출연: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원진아, 양익준, 김신록, 김도윤
장르: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개봉일: 2021년 11월 19일(넷플릭스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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