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후 복지지출 GDP의 37%까지 증가…세대갈등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청와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청와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현재 한국의 복지정책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60년 후에는 복지급여 지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6.5%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원 부담을 둘러싼 세대 갈등을 막기 위해 정책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전영준 한양대 교수에게 의뢰해 ‘복지지출과 세대 간 형평성’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GDP 대비 복지지출 비율은 12.1%로 비교적 낮지만 고령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른 일본과 마찬가지로 향후 증가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고 공적연금이 아직 성숙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1997년 14%였던 노인인구 비중이 2017년 27.7%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복지지출 규모가 GDP의 12.1%에서 22.3%로 뛰었다.

2019년 복지정책을 전제로 인구구조에 따른 복지급여액을 추계한 결과 2080년 급여지출 총액은 GDP의 36.5%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현행 조세제도와 사회보험료 수준을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재정불균형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복지지출액 전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복지지출액 전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를 해소하려면 조세·사회보험료 부담이 현 수준보다 58.7% 상향 조정해야 한다. 또 GDP에서 세금과 사회보장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국민부담률도 2025년 44%에서 2070년 55%로 높아지게 된다. 전 교수는 “현재 세대보다 미래세대의 순조세부담이 커져 세대 간 불평등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복지급여 목표를 해외 수준에 맞춰 수립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만약 한국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OECD 주요국의 평균 수준으로 복지를 확대할 경우 연금급여는 현행보다 2.1배, 건강관련급여는 1.2배, 기타 급여는 2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한국의 질병 관련 건강급여는 이들 국가의 복지급여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노령 관련 연금급여나 실업·재해·빈곤·장해 등 기타지출은 낮아서다. 


이 경우 복지급여가 2019년 대비 252조원 더 필요하고 2025년 필요조세 재정규모는 현행대비 107.7% 증가한다. 전 교수는 “이렇게 개편할 경우 국민부담률이 2025년에는 59%, 2070년 73%로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실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세대 간 형평을 고려해 복지급여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실업·재해·빈곤·장해 등과 관련한 지출은 현행보다 2배까지 확대하는 대신 지출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 관련 지출은 중증질병과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소폭 상향조정하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금 관련 지출의 경우 국민연금 수급자 증가로 자연히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저소득층의 임금대체율을 고려해 현행 대비 15%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방식의 접근이 아니라면 순조세 부담에 따른 세대 간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 교수는 “복지제도 개편은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가보다 구조의 적절성, 재원부담의 세대 간 형평성이 중요하다”며 “재원조달 능력을 고려하면 복지급여를 대폭 상향조정할 경우 재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으므로 단계적·점진적인 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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