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손웅정 에세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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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손흥민 부친 손웅정 감독 에세이 표지. [사진 수오서재]

손흥민 부친 손웅정 감독 에세이 표지. [사진 수오서재]

 
손흥민(29·토트넘)의 아버지이자 스승 손웅정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를 출간했다. 

손 감독은 출간 전까지 망설임이 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담아 어렵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어린 시절 가난도 막을 수 없던 축구에 대한 의지, 프로선수 시절과 은퇴 후 녹록하지 않던 시절 이야기, 아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연구하고 개발한 훈련법, 손흥민과 함께 독일과 영국에서 생활하며 쌓아온 생각들, 다가올 미래에 대한 고찰 등을 담았다.  

손 감독은 “나는 나의 축구 이야기가 부끄럽다. 축구를 모르면서 축구를 했다. 나는 ‘마발이’ 삼류 선수였다. 공도 다룰 줄 모르면서 공을 찼다”고 자신의 현역 시절에 박한 평가를 내렸다. 빠른 발 덕분에 버텼지만 기본기와 기술이 부족했고, 독기 품고 악바리 같이 몰아붙였지만 축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였다고 했다. 그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8세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손 감독은 은퇴 후 막노동, 헬스 트레이너,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 시설 관리 일 등 ‘투잡’과 ‘스리잡’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궁핍한 살림 속에서 운동과 독서 만큼은 단 하루도 빼먹지 않았고, 막노동을 나가는 날에도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 3시반에라도 일어나 개인 운동을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둘째아들 손흥민이 축구를 가르쳐달라고 진지하게 청했다. 쉬운 길이 아니며 보통 각오로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로 재차 묻고 확인했지만 어린 아들은 축구 앞에서 물러날 기미가 없었다. 그때부터 아버지와 아들의 기본기 훈련이 시작됐다.  


2011년 함부르크 시절 훈련하는 손웅정 감독과 아들 손흥민. [중앙포토]

2011년 함부르크 시절 훈련하는 손웅정 감독과 아들 손흥민. [중앙포토]

손 감독은 ‘나처럼 하면 안 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만큼은 나와 정반대의 시스템으로 지도하겠다’ 다짐했다. 훈련은 혹독했으나 철저하고 꼼꼼하게 훈련 프로그램을 완성해나갔다. 손 감독에게 ‘기본기’는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단 하나의 진리였다.

손 감독은 책 속에서 “축구선수로 힘들게 고생한 아버지로서 아들이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말리고 싶지 않았냐고요? 아니요. 본인이 선택한 길, 본인이 행복하면 됐지요. 축구선수로 재능이 보여 아이를 그 길로 가게 했느냐고요? 아니요. 축구가 좋다니 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축구를 원하니까. 힘들다 해도 매 순간 재미있게, 그렇게 사는 게 진짜 인생이니까요”라고 말한다 .

손 감독은 ‘겸손하라. 네게 주어진 모든 것들은 다 너의 것이 아니다’, ‘감사하라. 세상은 감사하는 자의 것이다’, ‘삶을 멀리 봐라.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라’라고 말한다. 손 감독은 기술을 가르치는 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로,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고 믿는다. 손 감독은 “삶은 멀리 봐라. 그리고 욕심을 내려 놓아라”라며 농부의 입장에서 손흥민에게 항상 이야기한다.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다”라고 말하는 손흥민은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미처 몰랐던 아버지의 지난 세월을 알 수 있었고, 아버지가 늘 강조하신 생각들을 다시 마음속에 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