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부회장, LG엔솔 사령탑 맡는다…배터리 구원투수 등판

권영수 ㈜LG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을 맡는다. LG그룹 차원에서 권 부회장을 앞세워 화재와 리콜 사태로 어려운 배터리 사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권영수 LG 부회장. [사진 LG]

권영수 LG 부회장. [사진 LG]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권 부회장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총을 11월 1일에 소집하기로 했다. 권 부회장은 임시주총 승인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11월 1일 자로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 부회장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화재로 인한 GM의 전기차 ‘볼트’의 본격적인 리콜과 기업공개(IPO) 등을 앞두고 이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금은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잇따라 협력하며 200조원에 이르는 수주물량을 수조롭게 공급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또 최근 일단락된 리콜을 슬기롭게 마무리하며 성장기반을 탄탄히 해야 하는 대외적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올 초 신년사를 전하는 모습. [사진 LG]

구광모 LG 회장이 올 초 신년사를 전하는 모습. [사진 LG]

 

"배터리 선도 사업자 입지 강화 위한 것" 

권 부회장은 2012∼2015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 LG의 배터리 부문을 이끈 바 있다. 배터리 사업 초기부터 몸담았던 만큼 LG그룹 내에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경영자로 손꼽힌다. 이 시절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수주 계약을 맺으며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20여개로 두배 확대했다. 이를 통해 LG는 중대형 배터리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LG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그룹의 핵심인 배터리 사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선도 사업자로서 중국 등 경쟁기업과 격차를 벌리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구광모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 체제. [자료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 체제. [자료 LG에너지솔루션}

 
권 부회장은 2018년 6월 LG그룹이 구광모 LG 대표이사 체제가 출범한 직후인 7월 그룹 지주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됐다. 이후 전자ㆍ화학ㆍ통신 분야 중심으로 그룹 경쟁력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LG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ㆍ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 기획팀에 입사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CEO를 거치며 다수의 대규모 글로벌 사업장을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LG그룹이 배터리 사업에 얼마나 큰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권 부회장의 리더십 특성을 고려하면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부회장 선임과 동시에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용퇴한다.  

한편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지주회사의 사내 이사 겸 COO의 자리를 놓게 된다. LG 관계자는 “11월 말 정기인사를 통해 권 부회장을 대신할 지주회사의 사내이사가 1명 선임될 예정이며, COO 직책을 이어받을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의 사내이사는 구광모 회장, 권 부회장, 하범종 부사장(CFO) 등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