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정보 요구에 우려 표한 정부, 美와 정례 대화 신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CEO 서밋에서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해 최근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CEO 서밋에서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해 최근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미국의 반도체 민감 정보 요구에 우려를 표하고, 양국 간 반도체 정례 대화 채널을 신설하기로 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상무부와 25일 화상으로 국장급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우석 산업부 소재융합국장과 모니카 고먼(Monica Gorman) 미국 상무부 제조 담당 부차관보가 참석했다. 통상이나 외교가 아닌 산업 실무 담당자가 직접 마주 앉아 양국 산업 현안을 놓고 논의한 것은 과거 사례를 놓고 볼 때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비중 있게 논의한 것은 최근 미국 상무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에 요구한 공급망 관련 자료였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제품별 매출액과 재고 같은 민감한 영업 정보를 묻는 설문지를 보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다음 달 8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미국 내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자 관련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해당 정보가 반도체 가격 협상 등에 쓰일 수 있는 영업 기밀도 일부 포함하고 있어 업체들은 자료 제출을 꺼리고 있다. 우리 정부도 큰 틀에서 자료는 제출하지만, 민감 정보 등은 빼자고 미국 측과 협상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공급망 자료 요청에 대해 국내 산업계 우려가 크다는 점을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향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자료 요청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결론은 아직 내지 못했다. 또 산업부는 양국 반도체 분야 협력 중요성 고려해 “정례적으로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국장급 반도체 대화 채널신설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포함해 양국의 다양한 산업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현재 국장급인 '한미 산업협력대화'를 장관급으로 확대·격상하는 방안도 협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