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로 달리다 전력선 활용”→"재검토”…방향 잃은 세계 최장 대전 트램

"24.4㎞ 배터리로만 운행 장담 못해" 

대전시가 추진 중인 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 동력 방식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가공선(전력 공급선)과 무가공선(배터리)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건설하려다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해서다. 대전 트램은 세계 최장의 순환형 노선으로 기존 기술을 접목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시가 도입 검토하는 트램. [사진 대전시]

대전시가 도입 검토하는 트램. [사진 대전시]

대전시는 지난 1월 전체 구간 가운데 3분의 1 구간(12.2㎞)에는 전력 공급선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처럼 긴 구간을 배터리로만 달릴 수 있는 트램 기술은 사실상 전 세계에 없다”며 “일부 구간에는 전력 공급선을 설치해서 에너지를 공급받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가선을 전체 구간 곳곳에 설치해 이동하다 충전하는 방식으로 트램을 운행하겠다고 했다. 가선 설치 구간은 올 상반기까지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대전시는 최근 트램 전력 공급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체 70% 구간에서 무가선 방식으로 트램을 운행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다”며 “전체 구간에 전력 공급선을 설치해서 운행하는 게 안정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님과 트램 관계자가 유럽 여러 도시 트램 운행 실태를 보고 돌아오면 의견을 모아서 전체 구간 전력 공급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도 가선과 무가선 혼용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태정 유럽 트램 시찰 뒤 결정"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유럽을 방문한다. 이 기간 프랑스 보르도·니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의 트램을 견학할 예정이다. 앞서 권선택 전 대전시장은 2015년 5월 독일·프랑스·이탈리아를 방문해 트램 운행실태를 보고 온 적이 있다. 당시 철도 전문가, 대전시 직원, 언론인 등이 대거 유럽을 찾았다.


대전 트램 노선도. 연합뉴스

대전 트램 노선도.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철도 전문가는 “가선과 무가선을 혼용해 움직이는 해외 트램은 구간이 10㎞ 이내로 짧다”며 “대전처럼 긴 구간에 혼용 기술을 적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전 구간에 전력공급선을 설치하면 경관 훼손 등에 따른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 민원을 감당하기 어렵고, 감전 등 안전사고 위험도 항상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 구간 가선 설치하면 감전 사고 위험도"
대전시는 서대전역∼정부청사∼유성온천역∼진잠∼서대전역 36.6㎞ 구간에 트램을 설치한다. 정거장 35곳과 차량기지 1곳을 건설한다. 총 사업비는 7492억원이다.

 
대전시는 2022년 말까지 실시설계를 끝내고 곧바로 트램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개통 예정 시점은 2027년 말이다. 트램은 평균 속도가 25㎞로 시내버스보다 느리다. 트램은 총 길이가 32m로 버스 5개 정도를 합쳐놓은 크기다.

 
대전 트램 일부 구간은 시공 방식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전시는 테미고개 구간(약 1㎞) 구간은 터널로 건설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약 310억원의 건설비가 들 전망이다. 대전시는 “연말까지 설계를 마친 뒤 기획재정부와 예산 문제를 협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태정 대전시장이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태정 대전시장은 2019년 1월 트램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면제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승인했다.

대전도시철도2호선 사업은 2014년 4월 당시 염홍철 시장이 고가 방식의 자기부상열차(일부 구간 지하화)로 결정했다.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올해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4년 6월 당선된 권선택 당시 대전시장이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 방식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