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과 이혼소송 중인 최태원…美 출장 늦추고 조문할 듯 [노태우 별세]

노태우 대통령이 1991년 주요그룹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왼쪽부터 최종현 선경(현 SK)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노대통령,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 구자경 럭키금성(현 LG)그룹 회장. [중앙포토]

노태우 대통령이 1991년 주요그룹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왼쪽부터 최종현 선경(현 SK)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노대통령,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 구자경 럭키금성(현 LG)그룹 회장. [중앙포토]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서거함에 따라 아직 법적으론 사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은 27일 미국 출장이 예정돼 있지만 일정을 다소 늦추고 예의를 갖추지 않겠느냐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와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25일 김부겸 국무총리의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르면 27일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최 회장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들려 정·관계 인사를 만나고 SK그룹의 현지 사업장도 둘러볼 계획이었다.    

특히 포드 경영진과 함께 배터리 합작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나 켄터키주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옛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문)은 포드와 총 114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SK는 기존 조지아주 공장에 3조원, 이번 포드 합작공장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출장 일정을 미루고 조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국에서 주요 인사와의 회동이 예정돼 있어 출장 일정을 상당기간 미룰 수는 없을 듯 하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 빈소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서울대병원에는 26일 5시 현재 최 회장과 SK그룹 관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최 회장이 속해 있는 대한상의는 “경제계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고인은 인천국제공항과 경부고속철도 등 국책사업에 적극 나서며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는 논평을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노 전 대통령은 1988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가의 위상을 드높였다”며 “자유와 개방에 바탕을 둔 경제정책으로 고속성장을 이끄는 등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고 추모했다. 


1988년 결혼 직전 한 패션쇼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사진 여성중앙]

1988년 결혼 직전 한 패션쇼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사진 여성중앙]

 
최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중 노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소영 현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만나 1988년 결혼했다. 현직 대통령의 딸과 대기업 총수(최종현 당시 선경그룹 회장)의 아들 간 결혼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최 회장은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합니다”라며 동거녀와 혼외자식의 존재, 그리고 노 관장에 대한 이혼 의사를 밝혔다. 이에 노 관장은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최 회장은 2017년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양측이 조정에 실패해 결국 정식 재판으로 이어졌다. 

이후 노 관장은 2019년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고, 3억 원의 위자료와 함께 최 회장의 SK㈜ 보유 지분(18.44%) 가운데 42.29%에 대한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현 시가로 1조4000억 원대 규모다. 현재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데 다음 공판 기일은 12월 7일로 예정돼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지분에 대한 재산 분할을 두고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재판에서 노 관장 측이 100% 승소할 경우 최 회장의 SK 지분은 10%대로 낮아지고, 노 관장은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노 관장 측은 자신이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이 있다는 입장이고, 최 회장은 반대 입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인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인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선경그룹(현 SK그룹)은 두 차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먼저 1980년 당시 공기업이었던 대한석유공사(유공)의 인수다. 유공 인수로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의 꿈인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수도경비사령관을 거쳐 보안사령관으로 신군부의 ‘실세 중 실세’였다.  

또 하나는 이동통신 사업이다. 92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한국이동통신(011)의 민영화에 앞서 사전 단계로 제2이동통신 사업자(017)를 선정하기로 했다. 선경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사돈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가 거세게 일자 일주일만에 포기를 선언했다. 대신 이듬해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이후 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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