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만 들어도 영어·중국어가 술술…애플워치 뜻밖의 기능[김경진의 테라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 워치인 애플 워치의 신제품(애플 워치 시리즈7)을 열흘간 직접 써봤다. 애플 워치는 지난해에만 3390만 대가 팔렸다(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스위스 전체 시계 출하량(2100만 대)를 뛰어넘는 규모다. 

애플 워치 7의 다양한 시계 화면. 인물 사진을 설정할 경우, 측면 다이얼을 통해 화면을 입체감있게 움직일 수 있다. [사진 애플]

애플 워치 7의 다양한 시계 화면. 인물 사진을 설정할 경우, 측면 다이얼을 통해 화면을 입체감있게 움직일 수 있다. [사진 애플]

 
애플 워치7은 배젤(테두리) 두께가 1.7㎜로 얇아지면서 디스플레이가 20% 커져 활용성이 높아졌다. 전작 대비 기능상의 큰 차이가 없어 올해 8월 말 출시된 갤럭시 워치4와 비교해봤다. 갤워치4가 ‘손목 위의 검진센터’로 여겨질 만큼 건강 측정 기능에 특화된 데 비해, 애플 워치7은 운동 감지·측정 등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15미터 후 3시 방향” 손목 위 내비게이션    

애플 워치7을 착용한 채 실외를 걸었더니 따로 운동 모드를 설정해 두지 않아도 ‘운동 중인가요?’라는 알림이 떴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현재 운동 중인 것 같네요’라며 기록 버튼을 누를 것을 유도했다. 또 방에서 실내 자전거를 타다가 중간에 물을 마시기 위해 거실로 나왔더니, 시계가 저절로 운동량 측정을 멈췄다. 자전거 탈 때의 움직임과 걷는 움직임을 구분해 걷는 부분은 운동량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달 출시된 애플 워치 7을 열흘간 써봤다. 운동 감지와 측정 기능 등에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김경진 기자

이달 출시된 애플 워치 7을 열흘간 써봤다. 운동 감지와 측정 기능 등에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김경진 기자

 
애플 워치7은 하이킹·자전거 등 운동 중 넘어진 뒤 움직임이 없을 때 자동으로 신고하는 기능을 갖췄는데 이런 정확한 운동 감지 기능은 아직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다. 애플에 따르면 이는 첨단 알고리즘을 통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심박수·가속도계·자이로스코프 등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실외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도 있었다. 카카오맵의 자전거 내비게이션을 애플 워치와 연결하면 현재 속도와 경로 이탈 안내는 물론 ‘15 미터 후 3시 방향으로 이동’ 같은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 워치 중에선 애플 워치에서만 가능한 기능이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 마음 챙기기 유용 

애플 워치 7의 마음 챙기기 기능. 명상에 도움이 되는 글귀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김경진 기자

애플 워치 7의 마음 챙기기 기능. 명상에 도움이 되는 글귀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김경진 기자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했던 기능은 ‘마음 챙기기’다. 알림을 설정해 두면 설정된 시간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라는 안내 뒤 “집중하고 있는 부분 중에서 나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등 명상에 도움이 되는 글귀를 보여준다. 시작하기를 누르면 명상에 도움이 되는 그래픽 화면이 뜬다. 정신없이 일과를 보내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 알림이 울리면, 그제야 하루 중 처음으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이 들면서 잠시나마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영어·중국어 번역 기능도 신선했다. 갤럭시 워치에서도 제공되는 기능으로 인공지능(AI) 비서인 시리(애플), 빅스비(삼성전자)에게 음성으로 요청하는 경우 즉시 문장을 번역해서 음성으로 들려준다. “가까운 약국은 어디입니까 영어로(중국어로)”라고 말하면 곧바로 해당 언어를 들려주는 식이다. 

애플 워치는 시리를 부르지 않고 손목을 들어 올리는 동작만으로 바로 시리를 작동시킬 수 있어 편리했다. 꼭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외국어에 대한 흥미를 키우고 어학 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더 커진 화면으로 인해 문자·카톡 등을 읽을 때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텍스트양이 많아졌다. 또 더 커진 화면을 통해 쿼티 자판을 이용하거나 계산기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해졌다. 다만 쿼티 자판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쓸 일이 거의 없어 보였다. 

 

수면 데이터·배터리 사용시간·가격 아쉬워

갤워치4와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도 있다. 갤워치4는 시계 측면 버튼 2개를 이용해 20초면 체성분 측정을 끝낼 정도로 건강과 관련한 데이터 측정에 강점을 띄고 있다. 수면 중 혈중 산소 농도와 코골이 여부도 측정해 준다. 램 수면 측정·수면 점수 등 수면과 관련된 풍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심지어 코를 곤 기록도 녹음으로 남겨둘 정도다. 이에 비해 애플 워치에선 수면 시 호흡수 측정 기능이 추가되긴 했지만 갤워치4에 비하면 단순한 데이터만 제공했다. 

수면 관리 기능이 추가됐는데도 경쟁사 대비 짧은 배터리 사용시간은 아쉽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기능이 향상됐음에도 전작과 같이 종일 사용(18시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면까지 이어서 사용하기엔 부족하다. 다만 충전 속도는 33% 빨라졌다. 

전작 대비 가격을 낮췄음에도 여전히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애플 워치7은 49만9000원부터 시작해 갤워치4(26만9000원부터)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다. 

※[김경진의 테라스] 요즘 뜨는 ‘테크’ 트렌드와 함께 달라지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소식을 쉽고, 감각 있게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