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빈소 찾은 5·18 유족 "전두환씨였으면 안 왔을 것"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유족이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재헌씨가 지난 2019년부터 광주를 직접 찾아 부친의 사과를 전한 것에 대한 답인 셈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전남도청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씨는 27일 오후 1시 50분쯤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조문 뒤 노 변호사와 박씨는 악수하고 서로 팔과 등을 두드리며 위로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를 만난 박남선씨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박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담도청 상황실장을 지냈다. [사진 노재헌씨]

지난해 5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를 만난 박남선씨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박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담도청 상황실장을 지냈다. [사진 노재헌씨]

 
박씨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되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들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수차례 광주학살 책임 통감하고 거기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며 "온국민이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데, 지역·계층·정치세력들이 하나 된 대한민국 위해서 오늘을 기점으로 화해하고 화합하고 용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두환씨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학살에 대한 사죄를 표명하고 돌아가신 유족들이나 그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전두환씨가 사망했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노 전 대통령에게) 이제 더는 어떤 책임이나 이런 것들을 물을 수 없는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해서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5·18 사과에 대해 "재임 전부터 (생각해왔고) 또 재임하자마자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광주 5·18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 이후 5·18 관련 처벌을 받았고, 여러 정치적 상황에서 본인 뜻이 제대로 전달 안 된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소 갖고 계셨던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 또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을 중간중간에 많이 피력하셨다"며 "하지만 10년 넘게 누워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상태이다 보니직접 말으로 표현 못하신 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