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 2장, 1만 달러…이런 통큰 보너스가 女CEO 성공 비결

워런 버핏과 함께 한 새러 블레이클리(오른쪽). [블레이클리 인스타그램]

워런 버핏과 함께 한 새러 블레이클리(오른쪽). [블레이클리 인스타그램]

 
내세울만한 경력이라곤 팩스 방문판매 정도밖에 없었다. 1998년, 당시 27세였던 스타트업 창업 희망자인 사라 블레이클리 얘기다. 의욕은 넘쳤지만 경력은 보잘 것 없는 그에게 맡겨진 일이란 유니폼 차림으로 집집을 돌아다니며 “혹시 집에 팩스 기기 필요하지 않으신가요?”라고 묻는 일뿐. 의욕이 넘치고 매사에 긍정적이었던 블레이클리였지만 이 일이 적성에 맞지는 않았다. 매번 입어야 하는 유니폼, 그 중에서도 양말이 거슬렸다. 좀 더 편한 양말이나 스타킹, 타이즈는 왜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 기질이 있었던 블레이클리는 “일단 해보자”는 심정으로 여성용 양말 생산을 해본다. 이게 대박을 쳤다. 미국 여성이면 대다수 하나쯤은 갖고 있다는 스타킹ㆍ양말ㆍ레깅스 브랜드 스팽크스의 창업자 얘기다.  

그는 최근 회사를 유명 투자기업인 블랙스톤에게 매각한 뒤 돈방석에 앉았다. 혼자 앉은 건 아니다. 자신과 함께 기업을 일궈온 직원들에게 깜짝 선물을 안겼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블레이클리가 갑자기 직원을 소집한 자리에서 두 장의 퍼스트클래스 비행기표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정해진 행선지 없이,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1등석 표가 두 장이다. 블레이클리는 이렇게 덧붙였다고 한다. “여행만 가면 돈 쓸 일이 생기죠? 그래서 현금도 준비했어요. 1만달러(약 1170만원)입니다.” NPR은 “회의가 있을 줄 알고 모여든 직원들은 춤을 추고 환호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보너스 행사 중의 블레이클리(왼쪽)와 딸. 그가 메고 있는 배낭은 창업 당시부터 갖고 다닌 '행운의 가방'이라고 한다. [블레이클리 인스타그램 동영상 캡처]

보너스 행사 중의 블레이클리(왼쪽)와 딸. 그가 메고 있는 배낭은 창업 당시부터 갖고 다닌 '행운의 가방'이라고 한다. [블레이클리 인스타그램 동영상 캡처]

 
대박은 쉽게 오지 않는다. 블레이클리에게도 그랬다. 그는 여성들이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외관도 예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12년 그를 집중 조명한 기사에서 “블레이클리가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도서관”이라고 전한다. 각 섬유와 원단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매일 8시간 이상 원단 공부를 한 뒤에야 그는 제품 디자인에 착수했다. 

그럼에도 “관심 없다”는 거절을 수십번 당한 뒤에야 제품 생산에 성공한다. 포브스는 “생산 공장을 전 세계 10여곳에 보유하고 있는 스팽크스의 시작은 미약했다”고 평했다. 그는 2012년엔 타임지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100인’ 중에 포함됐고, 포브스 역시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여성“ 중 93위로 그를 꼽았다.  

블레이클리는 명언 애호가이기도 한데, 오른쪽 앞에 있는 머그컵엔 그의 좌우명이 있다. "너의 세상이다. 너가 스스로 그 세상을 만들지 않으면 남이 만든대로 살게 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블레이클리는 명언 애호가이기도 한데, 오른쪽 앞에 있는 머그컵엔 그의 좌우명이 있다. "너의 세상이다. 너가 스스로 그 세상을 만들지 않으면 남이 만든대로 살게 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블레이클리의 성공 비결은 또 있다. 자신의 성공을 남의 덕으로 돌릴 줄 안다는 점이다. 이번 보너스 역시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NPR은 “여성 창업가들에게 있어서 블레이클리는 뛰어난 롤모델”이라며 “이번 보너스 이벤트에서도 블레이클리는 ’전 세계 각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모든 여성 기업가들과 이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블레이클리는 명언 제조기이자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의 인스타그램엔 “비가 내리는 시련을 겪어야 비온 뒤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식의 명언이 가득하다. 그가 최근 올린 포스팅엔 “때로는 태풍이라는 시련이 닥쳐서 우리 인생의 장애물까지 싹 거둬갈 때가 있다”는 말도 올라와 있다.  

그는 40세가 가까워오던 2008년, 래퍼이자 기업가인 제시 잇츨러와 결혼해 슬하에 3남매를 뒀다. 잇츨러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새러의 기업가 정신에 나도 많이 배운다”며 “나는 그걸 ’사라이즘‘이라 부른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