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선 "이재명 정부" 서쪽선 "문재인 정부"…긴장흐른 여의도

2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동쪽에선 '이재명 정부' 국정 철학을 알리는 토론회가, 여의도 서쪽에선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는 토론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싱크탱크인 성공포럼이 전경련 회관에서 개최한 ‘대전환의 시대 국가와 차기 정부’ 토론회에는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제자로 캠프 소속인 박성준, 이탄희, 이재정 의원, 이근형 전 기획단장 등 토론자로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 5년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연 ‘문재인 정부 5년, 성과와 과제’ 토론회는 민주당 서울시당 회의실에서 열렸다. 윤건영, 도종환, 진성준, 전혜숙, 한병도, 홍익표 의원 등 친문 그룹 의원들이 주도해 만든 모임이다. 논의의 초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보장, 복지, 보건·의료, 노동 등 분야 정책의 계승·발전에 있었다. 

이재명 측 “선출되지 않은 검찰·기재부 권력 통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싱크탱크 성공포럼의 토론회 '대전환 시대의 국가와 차기 정부'가 진행 중이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싱크탱크 성공포럼의 토론회 '대전환 시대의 국가와 차기 정부'가 진행 중이다.

 
‘대전환’을 핵심 의제로 내세운 성공포럼 토론회에선 이재명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추진할 사회 개혁과 정부 조직 개편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임혁백 교수는 ‘이재명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1961년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라’고 말했지만, 이 후보는 2021년 ‘국가가 시민을 받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노동당은 2차 대전이란 국가 위기 중에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해 전후에도 집권했다”며 “이 후보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한국형 보편적 복지를 제공해 위기 극복의 해결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철 교수는 이 후보의 차기 정부의 조직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안고 있던 행정 조직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한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분야별로 분해해야 한다”며 “특히 예산과 재정을 한손에 움켜쥐고 있는 기재부와 경제부총리의 권한을 줄이고 예산처는 책임총리 직속으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임 교수는 “민주적으로 선출되지 않고 임명된 검찰, 사법부, 감사원, 기재부 공무원 등 집정관 집단이 국민의 대표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을 더했다.

친문 “소득 지원 넓혀야 하지만 기본소득은 반대”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최고위원(오른쪽두번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5년, 성과와 과제 연속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최고위원(오른쪽두번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5년, 성과와 과제 연속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 5년,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선 복지 정책에서 이 후보의 ‘대전환’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 구상의 설계자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전 청와대 사회수석)는 “지금 핵심은 앞으로 민주당이 어떤 복지국가를 지향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란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복지국가로 이행하기 위한 도약을 시작했다면 다음 정부에선 어떤 복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국가와 시장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본격적인 노선 싸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은 “이번 대선 기간에 민주당은 이 후보가 제안한 기본소득과 기존에 구축해온 소득보장 제도를 어떻게 연계해 발전시킬 수 있는지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고영인 의원은 “이 후보가 주장하는 기본소득 개념은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이번 대선 공약에는 아동이나 노인 등 특정 계층에게 보편적 소득 지원을 하는 정도로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혜숙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둬온 것은 취약 계층에 대한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었다”며 “다음 정부도 이를 계승해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경선 슬로건으로 삼았던 이낙연 캠프 출신이다. 기존의 보편 복지의 확대에 무게를 둔 주장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5년, 성과와 과제 연속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5년, 성과와 과제 연속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동시에 열린 두 행사 중 ‘문재인 정부 5년,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잘한 것을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보완해서 성과를 계승해 나가자”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5년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의 한 의원은 “송 대표가 친문재인, 친이낙연 계열 의원들을 설득하러 온 것 같다”며 “세련되지 못한 위로로 오히려 상처를 줄 때가 있다”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지난 18일에 “이재명 후보 당선도 정권교체”라며 “문재인 정부의 기본 노선과 장점을 계승해 나가지만 그대로 단순 재생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