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교도소 나온 이상직, 모든 질문에 입 꾹 닫고 떠났다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직(58·전북 전주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28일 석방돼 전주교도소를 나오고 있다. 뉴스1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직(58·전북 전주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28일 석방돼 전주교도소를 나오고 있다. 뉴스1

"구속만료 2주 전 재판부 직권 결정" 

28일 오후 1시50분쯤 전북 전주시 평화동 전주교도소 정문.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직(58·전북 전주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정장 차림에 안경과 흰 마스크를 쓴 채 교도소 앞에 나타났다. 구속된 지 184일, 구속기소 된 지 168일 만의 석방이었다. 이날 전주지법은 "재판부 직권으로 이 의원의 보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6개월 만에 교도소 밖으로 나온 이 의원은 눈에 띄게 흰머리가 늘고 살도 다소 빠진 것처럼 보였다. 교도소 밖에서 기다리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이재(전주시4) 전북도의원과 백창민 비서관 등 이 의원 측근 7~8명이 이 의원을 맞았다.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무소속 이상직 국회의원이 지난 4월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도착한 전주지법 1층 로비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무소속 이상직 국회의원이 지난 4월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도착한 전주지법 1층 로비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측근 7~8명 대기…'재판 지연 논란'엔 침묵

이 의원은 '6개월 만에 출소한 소감'과 '재판 지연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이 뭔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인근에 대기하던 흰색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뒷좌석에 몸을 싣고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앞서 이 의원의 재판을 맡은 전주지법 형사11부(부장 강동원)는 이 의원의 구속 기한(6개월) 만료일이 다가오자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했다. 보석은 보증금을 받거나 보증인을 세우고 형사 피고인을 구류에서 풀어 주는 것을 말한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지난 4월 28일 구속된 후 전주교도소 내 독거실(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전주지검은 지난 4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과 업무상 횡령,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원은 5월 14일 구속기소 됐으며, 다음 달 13일 석방될 예정이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8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부실 주범, 이상직일가 탈세제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8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부실 주범, 이상직일가 탈세제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불구속 상태서 재판 받아…555억 횡령·배임 혐의

전주지법 관계자는 "통상 구속 만료일이 임박하면 피고인의 보석 허가를 결정한다"며 "이 의원의 경우 변호인이 보석을 신청하지 않고 재판부가 직권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석방으로 이 의원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은 다음 달 3일과 10일 두 차례 더 열리고,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2일로 예정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5년 11월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로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9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2018년에는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치를 임의로 평가해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직(58·전북 전주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28일 석방돼 전주교도소를 나오고 있다. 뉴스1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직(58·전북 전주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28일 석방돼 전주교도소를 나오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출신…횡령 의혹 일자 자진 탈당

또 이 의원은 2013년~2019년 이스타항공과 계열사를 실소유하면서 회삿돈 53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의원과 그 일가의 횡령·배임 금액이 약 5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와 재무실장 등 6명을 이 의원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이 의원은 지난 6월 16일 1심에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항소한 상태다.

이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이스타항공 횡령 의혹이 일어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되자 자진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