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게임, 그 다음은? 텐센트의 '비밀 프로젝트'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하나가 될 겁니다.
지난 2019년 연차 보고서에서 텐센트(腾讯, 텅쉰) 마화텅 회장이 한 말이다. 그는 줄곧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해 왔다. 현실과 가상이 한 데 융합되는 메타버스 시대가 그것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릿해져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를 만큼 이 둘이 하나로 통합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그는 강조해 왔다.  

현실과 가상현실의 사이의 문은 이미 활짝 열려 있으며, 양방향으로의 이동이 자유롭게 이어질 것이라 예견하는 마화텅 텐센트 회장 [사진출처=남방재경(南方财经)]

현실과 가상현실의 사이의 문은 이미 활짝 열려 있으며, 양방향으로의 이동이 자유롭게 이어질 것이라 예견하는 마화텅 텐센트 회장 [사진출처=남방재경(南方财经)]

텐센트의 '비공개 프로젝트'?

최근 텐센트는 비밀리에 '메타버스 프로젝트'로 추정되는 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른바 'Z 플랜'이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텐센트의 자회사 TiMi 스튜디오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데, 회사 측에서는 프로젝트 내용의 외부 발설을 '극비'에 부치고 있다. SCMP 보도에서 한 익명의 내부 제보자가 밝힌 바로는, 이 Z 플랜은 오픈월드 기반의 게임 개발 사업인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출처=Timi 채용공고]

[사진출처=Timi 채용공고]

또한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9월부터 97개의 직무 분야에서 채용이 진행 중이며, 프로젝트 전체 인원은 약 1000명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복수의 중국 IT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소셜미디어+게임'에 있다. 

이를 위해 이번에 개발자, 디자이너, 플랫폼 운영 등 분야의 인재를 뽑게 됐는데, 지원자 요구 사항에 'RPG 게임 개발 경험', '국제적인 디자인 감각', 'Z세대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 등이 포함된 것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가 '게임'과 관련한 사업임을 추측할 수 있다.


[사진출처=톈옌차]

[사진출처=톈옌차]

또한 지난 9월, 텐센트가 약 100개에 달하는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 등록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톈옌차에서는 'QQ 메타버스(QQ元宇宙)', 'QQ뮤직메타버스', '왕자메타버스(王者元宇宙)' 등 텐센트의 핵심사업인 음악, 게임 등 서비스들에 '메타버스'가 붙은 상표권 신청이 접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 + 소셜미디어 = 메타버스 ?

텐센트가 '소셜미디어 회사', '게임 회사'를 거쳐 '메타버스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것은 우연히 벌어진 일은 아니다. 메타버스에는 게임과 소셜미디어 두 속성이 모두 들어가 있다. 그래서 중국 1위 메신저 위챗을 보유하면서, 게임 업계 1위 자리를 수년째 유지하는 텐센트가 가장 잘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오픈월드 게임 시스템의 예 [사진출처=원신 게임 캡처]

오픈월드 게임 시스템의 예 [사진출처=원신 게임 캡처]

향후 메타버스 시대가 오면, 그 공간은 흔히 '오픈월드 게임' 속 공간과 유사한 모습일 것이라고 예측되곤 한다. 오픈월드 게임이란 쉽게 말해 '광활한 세계'가 있는 게임이다. 즉, 오픈월드는 테트리스나 지뢰찾기처럼 한정된 공간 속에서 플레이하는 게임과는 공간적 차원이 다르다. 유저들이 게임 속에서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넓은 세계가 존재하는 게임이 오픈월드 게임이다.  

'높은 자유도' 역시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다. 게임 속에서 유저는 개발자가 설계한 대로만 움직일 필요도 없고, 넓은 가상세계 속에서 즐기고 싶은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오픈 월드' 속에서 유저들은 광활한 세계와 높은 자유도 때문에 이 가상세계가 마치 현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사진출처=바이두]

[사진출처=바이두]

하지만 이 게임 속 세상에 빠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현실 속 사람들'이다.

  
게임 속 세상에서 유저들은 친구를 만들거나 '가족'을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맥들에서 유저들은 현실 속 인간관계 못지않은 친밀감이나 유대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상현실 속'에서 만들어진 인간관계다. 함께 게임을 함께 즐길 수는 있지만, 이들은 '내가 사는 현실' 속의 친구나 가족은 아니다. 현실과 가상 사이에 분명한 경계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메타버스의 완성에는 이 '게임 요소' 더해 '소셜미디어 요소'가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현실 속 인간관계를 가상현실 속으로 불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가상현실에서 실제 회사 동료들과 회의를 하고, 가족들과 외식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소셜미디어다. 가상현실 속에서 현실 인맥을 만나게 해주는 역할을 메신저 등 소셜미디어 앱들이 해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셜미디어 회사들 역시 메타버스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출처=techgeek]

[사진출처=techgeek]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우리의 이 모든 시도는메타버스를 우리 삶 속으로 끌고 오는 목표, 그 하나를 이루기 위한 것입니다"라며 향후 메타버스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를 밝힌 적이 있다.  

  
그 외에 틱톡의 바이트댄스 역시 지난 8월 VR업체 '피코(PICO VR)'을 인수하는 등 메타버스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회사들이 강세를 보였다면, 이젠 소셜미디어 회사들 역시 메타버스 흐름에 하나둘 동참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출처=텐센트]

[사진출처=텐센트]

이러한 추세 속에서 전 세계 약 12억 이용자를 보유한 중국 1위 메신저 위챗과 더불어, 중국 게임 산업의 1위 자리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는 텐센트 역시 '메타버스'에서 미래를 보고 있다. 풍부한 소셜미디어 운영 경험 및 이용자 풀과 게임 개발 기술과 인력을 갖춘 텐센트가 메타버스에 진출한다면 곧바로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할 것이라는 업계 내 기대도 보인다.

하지만 청소년의 게임과 틱톡 이용이 제한되는 등 게임과 미디어 산업에 중국 정부의 통제가 늘어나는 흐름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상현실 속 세상에서 벌어질 일들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메타버스 분야에 진출하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에 추후 새로운 규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보인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