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사고 이력으로 차값 하락 예상된다면, 그 보상은?

[더,오래] 정세형의 무전무죄(49)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자동차를 이용한다. 자동차는 이제 사람들의 생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물건이 되었다. 그런데 자동차는 대부분 수천만 원대를 넘기 때문에 원하는 자동차를 중고차로 구매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20조 원대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 최근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중고차가 신차보다도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그래서 신차를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하는 중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중고차 시세다.

이처럼 자동차는 비교적 고가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번 사고가 나면 차량을 수리한다고 해도 사고 이력 때문에 나중에 차량을 팔 때 제값을 받기 어렵다. 이것을 시세하락손해, 격락손해 혹은 감가손해라고도 한다.

 

자동차가 사고가 나게 되면 차량을 수리해도 사고 이력으로 추후 차량을 판매할 때 시세보다 낮은 금액을 받게 된다.[사진 pxhere]

자동차가 사고가 나게 되면 차량을 수리해도 사고 이력으로 추후 차량을 판매할 때 시세보다 낮은 금액을 받게 된다.[사진 pxhere]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는 차량 연식과 파손 정도를 기준으로 시세하락손해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 2019년 이후에 적용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기준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출고 후 5년 이하인 자동차에 한해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시세하락손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때 보상금액은 출고 후 1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20%, 출고 후 1년 초과 2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5%, 출고 후 2년 초과 5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0%다.

 
2001년 이전에는 자동차보험에서 시세하락손해를 보상하지 않다가 2001년 개정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부터 시세하락손해가 대물 배상 항목에 포함되었다. 보상범위를 살펴보면, 2001년 약관에는 출고 후 1년 이하인 자동차에 한해 수리비가 사고 직전 차량 가액의 30%를 초과하는 경우 수리비의 10%만 시세하락손해로 인정했다. 2006년 약관에서는 출고 후 2년 이하인 자동차에 한해 수리비가 차량 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출고 후 1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의 15%, 출고 후 1년 초과 2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의 10%만 시세하락손해로 인정했다.


 
2019년 개정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시세하락손해 인정 기준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이런 기준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적용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시세하락손해에 대해 보험금이 지급되려면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가액의 20%를 초과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시세하락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법원에서는 법원이 자동차보험 약관에 구속된다고 할 수 없어 설사 자동차보험 약관상의 시세하락손해 인정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손해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어떤 사람이 신차로 등록한 지 약 5개월 정도 지난 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피해 차량의 거래가액은 2950만원 정도였다. 이 사고로 차량의 뒤범퍼와 트렁크 리드, 리어 패널, 트렁크 바닥 패널, 좌·우 리어 사이드 멤버 등이 파손돼 수리했고, 그 수리비로 376만원 가량 지급됐다. 피해 차량은 완벽하게 원상복구 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대 손상을 입었고, 이에 따른 교환가치 감소에 따른  손해액은 312만원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자동차종합보험 약관의 대물 배상 지급기준에는 ‘자동차 시세 하락의 손해’에 대해 그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거래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일정액(출고 후 1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5%, 출고 후 1년 초과 2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0%)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거래가액의 20%를 초과하지 않아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보상받을 수 없는 시세하락손해를 법원에서는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손해를 입증해야만 보상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사진 수원서부경찰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보상받을 수 없는 시세하락손해를 법원에서는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손해를 입증해야만 보상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사진 수원서부경찰서]

 
이에 피해 차량의 소유주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시세하락손해를 보상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에서는 보험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이같은 하급심 판례가 잘못됐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 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고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변형 내지는 이에 준하는 권리는 아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에 따라 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보험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일 뿐,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자동차종합보험 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면 시세하락손해 보상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함에서는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손해에 대한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또 다른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자. 


“자동차의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등의 사유로 중대한 손상이 있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리를 마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상회복이 안 되는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는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그로 인한 자동차 가격 하락의 손해는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그처럼 잠재적 장애가 남는 정도의 중대한 손상이 있는 사고에 해당하는지는 사고의 경위 및 정도, 파손 부위 및 경중, 수리방법, 자동차의 연식 및 주행거리, 사고 당시 자동차 가액에서 수리비가 차지하는 비율, 중고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사고 이력으로 기재할 대상이 되는 정도의 수리가 있었는지 아닌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 일반의 거래관념과 경험칙에 따라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는 중대한 손상이라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이처럼 차량 연식과 파손 정도만을 기준으로 시세하락손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과는 달리 법원에서는 자동차에 중대한 손상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보상받을 수 없는 시세하락손해에 대해서도 법원에서 인정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차량 소유주의 기대와 다른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유의해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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