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 없어도 김홍도 작품 추정"…‘후원한담도’ 문화재 자료됐다

부산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후원한담도' [사진 부산시립박물관]

부산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후원한담도' [사진 부산시립박물관]

조선시대 화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1745~1806?) 화풍을 닮은 그림 한 점이 부산시 문화재 자료로 지정됐다. 그림 제목과 낙관은 없지만, 김홍도 작품으로 추정돼서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소장품인 ‘후원한담도(後園閑談圖)’가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117호로 지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후원한담도는 시립박물관이 2008년 옥션에서 경매로 사서 소장해온 작품이다. 

부산시립박물관 관계자는 “그림 크기가 큰 편인 데다 상태가 좋고, 보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시 문화재 자료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문화재 자료 지정을 부산시에 신청했고, 시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실물조사 등을 거쳐 문화재 자료로 지정했다. 후원한담도라는 그림 제목은 후원에서 한가하게 담소를 나눈다는 뜻으로 평가위원들이 붙였다. 

가로 52㎝, 세로 113㎝의 종이에 담묵(淡墨)과 담채(淡彩)를 혼용해 그린 산수 인물화다. 태호석(太湖石)·종려나무·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후원에 차양을 드리운 공간에서 두 명의 인물이 마주 앉아 잔을 두고 담소를 나누고 있고, 두 인물 주변에서 시중을 드는 세 명의 인물이 묘사돼 있다. 

개통 때부터 도개교로 유명했던 부산대교(영도다리)를 부산명소로 소개한 사진엽서(부산시립박물관 소장). 공식 명칭이 영도대교인 영도다리는 처음 건설 땐 이름이 부산대교였다. [사진 부산시립박물관]

개통 때부터 도개교로 유명했던 부산대교(영도다리)를 부산명소로 소개한 사진엽서(부산시립박물관 소장). 공식 명칭이 영도대교인 영도다리는 처음 건설 땐 이름이 부산대교였다. [사진 부산시립박물관]

차양 아래 평상에는 심의(深衣,신분이 높은 선비들이 입던 옷)에 사방관(四方冠,망건 위에 쓰는 네모반듯한 관)을 쓴 주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앉아 있고, 인물 뒤로는 서책과 필통이 놓여있다. 맞은 편에 앉아 있는 벗으로 보이는 인물은 복두(幞頭, 중국 고대에 머리에 두른 두건으로부터 발전한 관모의 하나) 형태의 관을 쓰고 역시 심의를 입고 있다. 


그의 왼편에는 쌍상투에 공수 자세의 동자가 서 있다. 그림 오른쪽에 더벅머리의 동자가 병을 나르고 있는 모습이 보이며, 초막 안에는 국자로 독에서 물 혹은 술을 뜨고 있는 청년이 등장한다. 화면 아래 암반으로부터 대각선 구도로 대담하게 배치한 노송(老松), 차양 뒤편에 위치한 큰 태호석, 대나무 등에서 군자의 절개, 문인의 기품과 고상함이 드러난다.  

그림에는 제목(畫題)과 낙관(落款)이 확인되지 않으나, 산수 괴석의 배치와 묘사법, 인물 표현 등에서 김홍도 화풍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게 박물관 측 설명이다. 대나무·괴석·야자수의 조합은 김홍도 작품에 자주 등장하며 먹선의 강약을 살린 난엽묘(蘭葉描, 동양화에서 옷 무늬를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의 옷 주름, 눈매의 묘사, 해학적인 표정의 묘사 등이 김홍도 인물화의 정형을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시립박물관 전경. [사진 홈페이지]

부산시립박물관 전경. [사진 홈페이지]

  
정은우 부산시립박물관장은 “후원한담도는 조선 후기 문인들의 아취와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김홍도의 작품이라 일컬어지는 전칭(傳稱) 작품이 적지 않고 김홍도 화풍과의 관련성이 매우 높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시립박물관 측은 추가 연구와 보존관리를 거쳐 오는 2022년 시민에게 후원한담도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