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신규 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9.3%로 9월(78.6%)에 비해 소폭 늘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9.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8.1%)보다 11.2%포인트 늘었다. 잔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5.5%로 2014년 4월(76.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9월(78.6%)과 비교해도 소폭 증가했다.
변동금리 비중이 늘어난 10월은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상승이 어느 때보다 가팔랐던 때였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3.46%로 전달보다 0.28%포인트 올랐다. 금리만 놓고 보면 2019년 5월(3.49%) 이후 가장 높았고, 상승 폭은 2015년 5월(0.31%포인트 상승) 이후 최대였다.

은행권 가계 대출 고정·변동 금리 비중.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하지만 앞으로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의 금리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높다. 최근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금리를 가장 많이 반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은 예대마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보다 예금 금리를 더 많이 올린 데다,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한 두 차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코픽스는 지속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11월 예금 금리 인상이 본격 반영되는 내년 1월 이후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4일 2.471%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25일 2.407%로 오히려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오른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안정을 찾으면서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과도했던 시중금리 급등 국면에 대한 되돌림 과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중에 변동금리 비중이 75%에 이르고 있어 어느 정도 시차는 있지만 가계에 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별 금리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