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 피했지만…'오미크론' 우려에 코스피 2900선 위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공포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코스피가 2900선으로 후퇴했고, 코스닥 지수는 1000선이 깨졌다.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는 없었지만,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로웠다.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7.12포인트(0.92%) 하락한 2909.32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7.12포인트(0.92%) 하락한 2909.32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개인 7600억원 순매도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2%(27.12포인트) 내린 2909.32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월 6일(2908.31) 이후 두 달여 만에 최저치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개인은 장 시작 10분 만에 5500억원가량 주식을 팔아치웠고, 그 여파에 지수는 한때 2890.78까지 밀렸다. 코스피가 장중 2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월 4일(2869.11) 이후 11개월 만이다. 

그러나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사자'에 낙폭을 줄여 2900선을 지켰다. 이날 개인은 760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100억원, 440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전 거래일보다 1.35% 하락한 992.34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1.63%)와 중국 상하이(-0.04%), 대만 자취안지수(-0.24%) 등 아시아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개인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다만 델타 변이 등의 학습효과, 장중 미국 나스닥 선물지수 반등 덕에 패닉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흐름은 비교적 양호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0.3원 오른(환율은 하락) 달러당 1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금리는 대체로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11%포인트 오른 연 2.266%로 마감했다. 3년물 금리는 0.019%포인트 내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주간이 단기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미크론의 위험 수준을 검증하고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데, 2주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화이자 등 백신 제조사들은 기존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는데 2주, 새 백신 개발에는 2~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미크론의 금융시장 파급력은 백신 효과성 여부에 달렸다"며 "2주간 세계 주식시장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지지선을 2750~2800선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긴축 스케줄에 영향을 줄지도 변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가속화가 오미크론 등장으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날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 금융 점검 회의를 열고 "오미크론의 확산 추이와 위험성 등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보 부족 때문에 단기적으로 오미크론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도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