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에서 비니신으로… 득점에 눈 뜬 비니시우스

5일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슈팅하는 비니시우스. [AP=연합뉴스]

5일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슈팅하는 비니시우스. [AP=연합뉴스]

득점에 눈을 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1·레알 마드리드)가 골 폭풍을 일으키며 선두 행진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둔 레알 마드리드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언제나 최고의 선수를 영입했던 레알이지만 최근엔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팀을 이끌던 지네딘 지단 감독이 떠났고, 센터백 듀오 세르히오 라모스(PSG)와 라파엘 바란(맨유)이 잉글랜드로 향한 것도 큰 타격이었다.

예상은 뒤집어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6일 현재 프리메라리가 선두다. 8라운드 에스파뇰전에서만 졌을 뿐 12승3무1패(승점39)로 순항했다. 2위 세비야(승점 31)와 승점 차도 8점이나 된다.

중심에는 비니시우스의 폭발이 있다. 레프트 윙으로 주로 나서는 비니시우스는 올 시즌 라리가에서 10골을 넣었다. 지난 5일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도 루카 요비치의 도움을 받아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골키퍼 알렉스 레미로가 쳐다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빠른 타이밍의 슛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골을 터트리며 레알의 16강행에 기여했다.

브라질 출신 비니시우스는 17살 때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다. 드리블 능력으로는 세계 최고를 다투고, 스피드도 갖춰 레알은 물론 바르셀로나에게도 러브콜을 받았다. 입단하자마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비니시우스는 레알의 미래로 꼽혔다. 레알 마드리드 1군에서 뛴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도 비니시우스였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골 결정력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퍼스트 터치 훈련에 집중한 게 효과를 봤다. 공을 잘 멈춰 놓으면서 드리블을 좀 더 잘 하고, 슈팅 동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는 횟수, 슈팅 시도 숫자가 증가하면서 득점도 늘어났다.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9경기(31선발)에 출전해 6골을 넣었지만, 올 시즌은 벌써 12골을 기록했다. 개막전 헤더골을 시작으로 꾸준히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비니시우스의 골은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국내 팬들은 한동안 그를 '비닐하우스'라고 놀렸지만, 이제는 '비니신(神)'이라고 부른다.

벤제마(왼쪽)와 비니시우스. [AP=연합뉴스]

벤제마(왼쪽)와 비니시우스. [AP=연합뉴스]

동료 공격수 카림 벤제마와 호흡도 눈에 띈다. 벤제마는 올 시즌 12골로 라리가 득점 1위다. 비니시우스가 뒤를 이은 2위다. 라리가 20개 팀 중 둘의 골을 합친 것보다 적게 득점한 팀이 무려 13개나 된다. 패스 능력이 좋아진 비니시우스가 돌파 이후 벤제마에게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는 그림이 자주 나온다.

사실 벤제마와 비니시우스는 지난해 불화를 겪었다. 비니시우스의 경기력에 불만을 가진 벤제마가 페를랑 멘디에게 프랑스어로 "그에게 패스하지마. 꼭 상대방처럼 경기하잖아"라고 앞담화를 한 게 화근이었다. 구단의 중재로 두 사람은 화해를 했고, 올 시즌엔 호흡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비니시우스이 계약은 2024년까지다. 레알이 내년 여름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한 스타 선수들을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비니시우스의 입지는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곧 스페인 시민권을 획득해 'non-EU(유럽연합 외 국가 선수 제한, 라리가는 3명)' 쿼터에서도 자유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