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패닉바잉'이 끌어올린 집값…'노도강'·'금관구'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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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기자 사진 김원 기자
서울 마포구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 전세 등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 전세 등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 뉴스1

 
20~30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주춤해지면서 서울 외곽 지역 중저가 아파트의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패닉바잉이 몰려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곳이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정부의 강력한 돈줄 죄기에 이들 지역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11월 29일 기준)은 0%로 77주 만에 오름세가 완전히 멈췄다. 지난해 6월 첫 주 보합을 기록한 이후 약 1년 반 만의 일이다. 도봉구(0.07%), 노원구(0.08%) 등 '노도강'과 관악구(0.01%), 금천구(0.04%), 구로구(0.11%) 등 '금관구'의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 지역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수요가 몰리며 아파트값 상승 폭이 컸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20~30대 젊은 층의 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 8월 한때 주간 상승 폭이 0.39%에 달했고, 지난주까지 누적 상승률이 9.59%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도봉구 역시 3.3㎡(평)당 평균 아파트값이 지난해 11월 2508만7000원에서 1년 만에 3252만2000원으로 29.6%(KB부동산 통계) 올라 서울에서 이 기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외곽지역 최근 아파트값 상승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서울 외곽지역 최근 아파트값 상승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9월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반전했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9월 이후 매수 문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3개월 전과 비교해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강서구로 28.9%(1580→2038건)로 나타났다. 노원구(24.8%), 강북구(24.2%), 구로구(20.4%), 중랑구(19.1%) 등 주로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의 매물이 많아졌다. 


20~30대의 매수 비중도 한풀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30대 이하 거래 비중은 40.0%로 40.1%를 기록한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북구(37.5%) 도봉구(22.3%)는 서울 평균치를 밑돌았고, 상반기엔 50%를 넘어섰던 노원구도 45.3%까지 비중이 줄어들었다. 

20~30대의 수요가 몰렸던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집값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소형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6% 오르며 모든 평형 중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형(135㎡ 이상) 아파트값 상승률(0.39%)의 6분의 1이었고, 중소형(60㎡ 초과~85㎡ 이하) 상승률(0.14%)과 차이도 컸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20~30대 수요가 유입되며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본격화하는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출규제에 자금력이 부족한 20~30대가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