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방지법’ 통과…與, 임시국회서 남은 ‘이재명표 법안’ 처리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촉발된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에 속하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촉발된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에 속하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이라 불리는 도시개발법과 주택법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올해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인 이날 오후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을 비롯해 총 111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이중 도시개발법·주택법 개정안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이 소위 ‘대장동 방지3법’으로 묶어 추진한 법안들이다. 

주택법 개정안은 민관(民官) 합작 개발사업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시개발법 개정안은 민관 공동 개발사업 시 민간사업자의 이윤율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다만 민간사업자의 이윤율 상한선은 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시행령에 위임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도시개발법 개정안은 재석 174명 중 찬성 172명, 기권 2명으로, 주택법 개정안은 재석 171명 중 찬성 17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소수 민간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긴 대장동 사업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개발이익 국민환수를 제도화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하고 나섰다. 지난달 24일에는 민주당 상임위원장단과 가진 민생·개혁 입법추진 간담회에서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뚫고 나가야 한다. 책임 처리, 신속처리가 필요하다”며 입법 속도전을 공개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이재명 제21대 대통령후보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달 24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이재명 제21대 대통령후보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 후보를 ‘대장동 사업의 몸통’이라고 공세를 펴던 국민의힘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일찌감치 발의되면서 정기국회 내 처리가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한때 대장동방지법의 국토위 상정을 반대하는 등 제동을 걸었으나, 이 후보는 “개발이익 환수법을 막는 자가 ‘화천대유’를 꿈꾸는 공범”이라고 역공을 폈다.  


결국 도시개발법·주택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지난 6일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8일 법사위, 이날 본회의 문턱까지 넘었다. 한 국토위 소속 여당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애초에 민간 이윤율을 더 크게 제한하는 센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느냐”며 “아무리 야당이어도 이 법을 더 오래 반대하기에는 국민 비난이 신경 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與, 임시국회 소집…“12월 절대 놀 수 없어”

다만 ‘대장동 방지3법’ 중 야당의 반대가 특히 거센 개발이익환수법은 여전히 국토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개발이익환수법을 비롯해 남은 ‘이재명표 법안’ 및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날 12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임시국회 소집 이유에 대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민생 현안이 아주 많다”며 “12월에 국회가 절대 문 닫고 놀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강하게 주장하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의 이달 임시국회 내 처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이 후보는 지난달 한국노총과 만난 자리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통해서라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위원회 전체회의는 안건이 미정인 상태로 열렸다. 뉴스1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위원회 전체회의는 안건이 미정인 상태로 열렸다. 뉴스1

 
당장 민주당은 전날(8일) 기재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소집한 뒤,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신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법안에 대해 여야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해 최대 90일간 심의하는 제도다.  

안건조정위는 총 6명으로 구성되는데,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에 비교섭단체 몫으로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양향자 무소속 의원 중 1명이 들어간다. 위원 구성이 노동계에 가깝게 꾸려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여당이 원하는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의 반대와 절차상 문제를 거론하며 '여당의 입법 독주'라고 비판하는 야당에 대해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건조정위는 최장 90일까지 논의가 가능하다. 법안 하나하나를 깊이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며 “특히 안건조정위 회부는 법안소위를 ‘패싱’한 게 아니라, 소위가 법안 상정을 회피하고 있어 회부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임시국회 소집 자체에 대해 “‘이재명 하명법’ 처리를 위한 것 아닌가. 어이없고 황당한 짓”(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여야의 갈등이 가팔라질 전망이다.   

LH방지법, 제주4·3특별법도 본회의 통과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부동산 차명투자 범죄 수익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개정안(LH사태 방지법) 등도 처리됐다. 국회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를 방지하겠다며 추진한 이 법은 징역 3년 이상에 해당하는 모든 범죄에 대해 범죄수익 환수를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다. 

설·추석 기간에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한도를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과 제주4·3사건 희생자들에게 정부가 1인당 최대 9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제주4·3특별법 등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