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1만5000명 기습 집회…여의도 '거리두기' 사라졌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및 농민·빈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국민중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대규모 기습 집회를 연 가운데 경찰과 서울시가 강경 대처에 나섰다.

전국민중행동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2022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고 “촛불 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권에 기대하기도 했으나 그들 역시 우리의 기대를 배신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는 ‘불평등을 갈아엎자! 기득권 양당체제 끝장내자! 자주평등사회 열어내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최 측 추산 약 1만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현행범 체포된 참가자는 없었고, 경찰과 집회 참가자 사이 물리적 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우려에도 절박해서 모여”

 
애초 전국민중행동은 체육시설을 대관해 집회를 열려고 했으나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자 기습적으로 이날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다가 낮 12시쯤 장소를 전달받고, 여의도공원에 모였다. 집회 시작 전 여의도공원에 있던 시민들은 당황해하며 자리를 옮겼다.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은 A씨는 “여기서 집회가 열리는 줄 몰랐다”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전에 가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등이 참석했다. 양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라는 우려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절박함이다”라며 “우리가 다시 광장에 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전국민중행동은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정권 5년, 해방 이후 70년 넘게 쌓여온 적폐는 더욱 적나라해졌다”라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주택·의료·교육·돌봄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철폐 및 모든 노동자에 근로기준법 적용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여 반대 ▶한·미 연합 훈련 영구 중단 등을 요구했다. 

15일 오후 '2022 민중총궐기 대회' 기습 집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공원에 담배 꽁초가 버려져 있다. 나운채 기자

15일 오후 '2022 민중총궐기 대회' 기습 집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공원에 담배 꽁초가 버려져 있다. 나운채 기자

‘너구리굴’·거리 두기 안 지켜지기도

 
코로나19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집회 주최 측에서는 참가자들 간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흡연 등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집회가 열린 여의도공원 곳곳에서는 담배 연기가 자욱한 ‘너구리굴’이 만들어졌고, ‘1m 거리 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공원에서 음주하면서 음식을 먹는 모습도 보였다.

집회 현장에서는 발열 체크를 위한 공간도 설치됐고, 안내 방송 또한 이뤄졌다. 그러나 발열 체크를 하지 않은 채 집회 장소로 이동하는 참가자들도 일부 있었다.

집회가 끝마친 뒤 주최 측 및 집회 참가자들은 공원을 청소했지만, 여전히 일부 장소에는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남겨져 있기도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수사 착수…서울시 “전원 고발”

 
애초 경찰과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우려로 이날 집회를 금지했다. 경찰은 기습 집회 및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130여개 부대를 투입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불법 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하라”는 경찰의 경고가 수차례 방송됐지만, 참가자들은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한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 등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라며 “주최자 등에 대해 즉시 출석을 요구하는 한편 지난해 도심권 대규모 불법 시위에도 중복적으로 관여한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에 대해서는 해당 불법 행위들을 종합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 도심에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로 구속된 바 있다.

 
서울시 또한 집회 현장 상황을 확인한 뒤 집회 참가들을 고발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집회 금지 공문을 재차 전달했고, 상황을 파악했다”라며 “서울경찰청에 집회 참가자들 전원에 대해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