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청약 D-1…기관 등 '실탄' 확보에 코스피 2900 내줬다

코스피가 50여일 만에 2900선 밑으로 내려간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9% 내린 2890.10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50여일 만에 2900선 밑으로 내려간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9% 내린 2890.10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17일 코스피 2900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1일(2899.72) 이후 50여일 만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기관의 거센 매도세를 버티지 못하고 2800선으로 밀려났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상장을 앞두고 ‘실탄 확보’를 위해 기관이 '팔자' 행진에 나서며 코스피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LG엔솔의 공모주 청약은 오는 18~19일 진행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9% 내린 2890.10에 마감했다. 하락을 주도한 건 외국인과 기관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157억원, 2594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홀로 4825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지에 나섰다. 이날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1.39% 하락한 957.9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우 제외) 중 8개가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82%)와 포스코(-2.17%)는 2% 넘게 급락했고, 현대차(-1.91%), 기아(-1.31%), LG화학(-1.26%), SK하이닉스(-1.17%), 카카오(-1.06%), 삼성SDI(-0.93%) 등도 줄줄이 내렸다. 그나마 삼성전자(0.26%)와 네이버(0.44%)만 소폭 상승했다.  

특히 기관은 배당락 일인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날까지 지난 12일을 제외하고 11거래일간 주식을 던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기관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10조183억원이다. 새해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가 쏠리며 주가가 오르는 일명 '1월 효과'도 물 건너갔다. 기관의 ‘매물 폭탄’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 기간 각각 3.4%, 6.8%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 IPO 주요 정보 그래픽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IPO 주요 정보 그래픽 이미지.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기관의 '매도 러시(rush)'를 'LG엔솔 상장 효과'로도 분석한다. 공모가(30만원) 기준 LG엔솔의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해당한다. 증권가 예상대로 상장 후 시총이 100조원에 이른다면 SK하이닉스(92조4563억 원)를 제치고 단숨에 시총 2위에 오를 수도 있다. 


상장 후 LG엔솔이 시총 2~3위가 되면 코스피200 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등에 조기 편입될 확률이 높다. 그럴 경우 코스피 수익률을 따르는 KODEX200과 같은 상장지수펀드(ETF)는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대형주를 일부 정리하고 LG엔솔을 담아야 한다. 코스피 대형주 10개 종목을 담았다면 이들 종목을 조금씩 팔아 LG엔솔을 사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기관은 대형주를 미리 팔며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락일 이후 이날까지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2조5349억원)였다. 이어 SK하이닉스(4937억원)와 네이버(4181억원), 카카오(3922억원) 등 대형주가 뒤를 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유동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시총 3위를 넘나드는 기업의 등장은 코스피 대형주 수급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1경 5000조원이 넘는 주문액을 기록한 LG엔솔은 오는 18~19일 이틀간 일반인 청약을 진행한다. KB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 인수회사로 참여하는 미래에셋·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에서 청약이 가능하다. 

일반 청약 물량 중 50%는 모든 투자자에게 같은 물량을 주는 균등 배정 방식이고 나머지 절반은 청약한 주식 수와 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 방식으로 진행된다. 균등 배정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최소 증거금 150만원(최소 청약 단위인 10주 주문 금액의 절반)이다. LG엔솔은 오는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