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27일 "2019년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7개 자사고와의 법적 분쟁을 끝내고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장기적인 법적 분쟁으로 자사고 재학생들이 입을 피해가 우려되며, 2025년 자사고가 일괄 일반고로 전환됨에 따라 소송을 지속할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7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숭문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7/ff08c3bb-ef6f-473e-b295-2c81bc40522f.jpg)
지난 2019년 7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숭문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8전 8패에 '혈세 낭비' 비판 의식했나
서울시교육청은 1심에서 전패를 거둔 뒤 즉각 항소에 나섰지만 교육계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교육감 선거를 4개월 앞둔 가운데, 교육청이 전패한 자사고 소송에서 변호사 선임료 등으로 1억9500만원을 썼다는 비판도 조희연 교육감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육청의 항소 취하 결정에 대해 오세목 전 자사고교장 협의회장은 "자사고 재학생의 피해는 이미 교육청이 갑작스럽게 평가 기준을 바꿀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학생의 혼란을 우려했다면 왜 항소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은 "교육청이 국민적 비판에 등 떠밀려 뒤늦게 소송을 취하했다"며 "위법했던 재지정 평가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월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서울시 8개 자사고 교장단이 서울교육청에 1심 항소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남궁민 기자
서울교육청이 이날 소송을 일괄 취하하며 항소심에 나선 7개 학교(경희고·배재고·세화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는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자사고가 소송에서 이기고도 한시적 생명 연장에 그친 것은 교육부가 지난 2020년 자사고 존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1조3를 삭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사고는 2025년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될 운명을 앞두고 있다.
소송 이겼지만…존폐 운명은 차기 정부에 달려
자사고 폐지 정책 여파로 경쟁률이 낮아지고 모집 미달이 늘면서 자사고 간판을 자진 반납하는 학교도 생겼다. 자사고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정원이 미달하면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27/b6c304d0-8dd4-4ed7-8b3a-0ec4a40da1e3.jpg)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때문에 오히려 자사고의 존립 근거를 시행령에 두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개정할 수 있는 시행령이 아니라 법률로 자사고의 지위를 정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헌법재판소 일부 재판관들은 지난 2019년 4월 자사고 우선선발 폐지 헌법소원 결정 중 "자사고 존폐 혼란은 자사고 등 고교 종류를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고교 종류 및 입학 전형제도를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는 편이 교육제도 법정주의에 보다 부합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