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산업경기 회복세…반도체 끌고 백신이 밀었다

지난해 산업 경기가 동반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과 비교하면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제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 있다.

 

산업활동 동향.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산업활동 동향.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은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2010년(6.5%)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산업 생산은 지난 2020년(-1.2%)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첫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생산 증가 두드러져 

제조업 생산이 7.1% 늘며 전체 생산 호조를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29.7%, 정보통신기술 생산이 18.9%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서비스업 생산도 4.3% 증가했다. 금융·보험업(8.5%), 도·소매업(4.0%), 운수·창고업(6.5%) 등 모든 업종에서 회복을 기록했다.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는 숙박·음식점업(1.4%), 교육 서비스업(1.9%) 등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뎠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과 비교해 상황이 나아 보이는 ‘기저효과’도 작용했지만, 실제 경기 회복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0년 생산이 감소했던 영향으로 지표가 반등한 측면이 있지만, 지난해 생산은 2019년과 비교해도 3.6% 증가했다”며 “기저효과로 설명하기보다는 회복세가 강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4년 만에 ‘트리플 증가’

민간 소비를 알 수 있는 소매판매도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소비 역시 2010년(6.7%)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12.4%),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3.1%), 가전제품 등 내구재(5.1%) 판매가 모두 늘었다.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방역 조치는 계속됐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소비가 풀린 영향이다. 어 심의관은 “백신 접종 확대로 외부 활동 수요가 증가하거나 부담이 줄어들며 신발·가방·의약품 등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9.0% 증가했다. 다만 건설업체가 시공한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토목(-13.4%)·건축(-1.5%)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4.9% 감소했다.

연간 산업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늘어난 이른바 ‘트리플 증가’는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홍남기 “금융 변동성 확대…어려운 여건 가시화”

하지만 이날 통계청이 함께 발표한 지난해 12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6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지표인데, 통상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전환점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어운선 심의관은 “경기 전환점이 발생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시점까지 온 것 같다”면서 “다만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교차하고 있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12월 0.7포인트 상승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여전히 녹록치 않다”며 “거리두기와 오미크론 확산세 등으로 내수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외적으로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 가속화 등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며 심리·속보지표 등에 어려워진 여건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