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스텝' 다시 가나…4월 美 CPI 8.3% 상승, 두달째 8%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미국 워싱턴 DC의 주유소의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미국 워싱턴 DC의 주유소의 모습. [AFP=연합뉴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잦아들기 바랐던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8%대를 기록했다. 

상승 폭으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3월(8.5%)보다 상승 압력은 소폭 낮아졌다. 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꺾였지만, 시장의 예상치(8.1%)는 웃돌았다. 미국의 경제매체 CNBC 역시 "3월 최고치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1982년 여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1년 전보다 6.2% 뛰었다. 근원CPI도 3월(6.5%)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시장의 예측치(6%)보다는 높다. 특히 전달과 비교한 수치(0.6%)는 우려를 키운다. 예측치(0.4%)뿐만 아니라 지난 3월(0.3%)보다도 상승 폭이 컸다. 인플레 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만큼 잦아들지 않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 모양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지만 시장은 잡히지 않는 물가에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물가 정점론’을 간절히 바라던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4월 CPI 발표를 앞두고 '피크 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를 했던 시장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날 오전 7시 41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S&P500 선물은 직전 종가보다 1.16%, 나스닥100 선물은 1.43% 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4월 CPI 상승률이 발표되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8시 41분 기준 나스닥 선물은 1.23%를, S&P500 지수는 0.8% 하락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도 물가 지수 발표 직후 연 3.03%까지 치솟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숫자 자체로는 지난 3월보다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시장에서는 '피크아웃을 했구나'라는 반응은 아직인 것 같다"며 "6월 FOMC까지 인플레이션이라는 족쇄를 계속 차고 가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정부는 ‘대중 관세 철폐’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지표 하루 전날인 지난 1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물가 잡기를 국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강조하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물가를 낮추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했던 대중 보복 관세 철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에 대한 불안을 키우는 건 미국뿐이 아니다. 이날 발표된 중국 물가도 우려스럽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CPI가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5개월 만에 다시 2%대를 웃돌았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CPI 상승률이 전달(1.5%)과 시장 전망치(1.8%)를 모두 웃돌았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물류에 차질이 빚어져 식료품값이 크게 오르고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한 영향이다. 7%대를 기대했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보다 8%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7.7)를 웃돌았다. 다행히 전달(8.3%)보다 소폭 둔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