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딜러도 소개" 영업 출신으로 '최초' 임원 된 BMW 판매왕

김정환 코오롱글로벌 영업 이사가 BMW 차량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이사는 부산 일대에서 'BMW 영업왕'으로 불린다. [사진 BMW코리아]

김정환 코오롱글로벌 영업 이사가 BMW 차량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이사는 부산 일대에서 'BMW 영업왕'으로 불린다. [사진 BMW코리아]

 
부산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A씨는 지난 2002년부터 20년 동안 모두 10대의 차량을 구매했다. 처음엔 BMW 7시리즈를 타다가 렉서스 LS430, 메르세데스-벤츠 S500으로 갈아탔다가, 지금은 다시 BMW 745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몰고 있다.

A씨의 아내는 BMW 530i를 타다가 메르세데스-벤츠 S500으로, 다시 BMW 330i로 바꿨다. 또 아들에겐 BMW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X7을, 며느리에겐 BMW 530i를 사줬다. 

영업 출신으로 ‘최초’ 임원 선임

A씨가 이렇게 브랜드를 바꿔가면서 새 차를 살 때마다 매번 연락하는 사람은 단 한 명이다. 김정환(53) 코오롱글로벌 BMW사업부 부산 남구지점 이사다. 김정환 이사는 2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처음에는 (A씨와) BMW 고객으로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이후 A씨는 렉서스나 메르세데스-벤츠를 구매할 때도 김 이사에게 먼저 연락했다. BMW 차량만 취급하는 김 이사 입장에선 굳이 타 브랜드에 관심 있는 고객을 응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냥 고객 중심으로 생각했습니다. 소비자가 바라는 차종의 상품성을 비교·분석하고, 믿을 만한 딜러를 소개해 드렸지요. 이런 인연을 계기로 (A씨로부터) ‘앞으로 우리 가족 차량은 알아서 해달라’고 일임을 받았어요. 지금은 차량 애프터서비스(AS)까지 일괄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김 이사는 대기업 계열사에서 수입차 영업을 하면서 드물게 ‘별’(임원 선임)을 달았다. 그는 지난 4월 구승회씨(서울 강남지점)와 함께 코오롱글로벌 최초로 이사로 승진했다. 


“(임원 승진) 비결이요? 그냥 ‘꾸준함’인 거 같아요. 사실 저는 영업에 소질이 없는 내성적인 성격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끈질기게 고객을 찾아다녔습니다.”

수입차 업계는 상대적으로 이직이 잦다. 하지만 김 이사는 20년 넘게 코오롱에서만 근무하고 있다. 그것도 이유가 “첫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김정환 코오롱글로벌 이사. [사진 BMW코리아]

김정환 코오롱글로벌 이사. [사진 BMW코리아]

 
김 이사는 1997년 코오롱인터내셔널로 입사했다. 처음엔 대구에서 편의점 ‘로손’에서 영업 관리 업무를 했다. 그런데 회사가 로손을 롯데 세븐일레븐에 매각하면서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다. 그룹 계열사에서 이동이 가능한 자리를 찾았는데, 그곳이 바로 부산에 있는 코오롱글로벌 BMW사업부였다.  

20년 근속…“이유는 첫 고객과 약속”

수입차 업계에 늦깎이로 들어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부산으로 이동하고 5개월 내내 자동차를 한 대도 팔지 못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BMW 320i 판매에 성공했는데, 당시 고객이 그에게 “내가 차를 타는 동안 이직하지 말고 차를 관리해달라”고 했다. 그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도 그는 소비자와 약속은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한다. 예컨대 타이어 펑크나 사고 소모품 교환, 고장 수리 등에 대한 요청이 오면 최대한 성실하게 처리한다. 2014년엔 이런 업무를 도와주는 비서를 채용했다. 김 이사의 업무 보조를 위한 비서가 아닌, 고객 업무를 전담하는 비서인 셈이다.  

김정환 코오롱글로벌 이사. [사진 BMW코리아]

김정환 코오롱글로벌 이사. [사진 BMW코리아]

 

“연봉 최대 6억…사은품 나눠져 수익은 비슷”

물론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가끔 일부 고객이 차 안에 이물질이 있다는 이유로 신차로 바꿔 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김 이사는 “사실 이럴 땐 대처가 난처하지만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맺어온 고객을 보면서 다시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2010년 이후 그가 판매한 차량은 연간 76~324대에 이른다. 많을 땐 거의 하루에 한 대를 판매한 셈이다. 수익이 많을 땐 연 6억원 정도였다고 한다. 김 이사는 “(차량을) 많이 팔면 그만큼 고객에게 사은품 등을 넉넉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많이 팔 때나 적게 팔 때나 실제 수익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BMW는 특정 연령대나 성별이 선호하는 차량이 아니라, 누구나 탈 수 있는 브랜드다. “예전엔 젊은 오너 드라이버가 BMW 브랜드를 선호했다면, 최근엔 연령·성별에 무관하게 누구나 탈 수 있는 다양한 차종을 보유한 브랜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