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탄소 배출, 10년 만에 감소…부동산 침체와 코로나가 요인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석탄발전소 앞에서 한 노동자가 강관을 절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석탄발전소 앞에서 한 노동자가 강관을 절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지난해 3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연속해 감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영국 기후연구단체 카본 브리프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분기 연속해 감소한 건 지난 10년간 처음이다.  

연구단체에 따르면 CO2 배출량은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과열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진정세로 돌아서며 건설 경기가 주춤해졌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산업 생산이 전반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카본 브리프는 상하이 등 대도시에 대해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편 지난 2분기엔 CO2 배출이 더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시멘트 산업의 CO2 배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건설 경기 위축은 시멘트·철강 부문에서 CO2 배출량을 줄였는데, 특히 시멘트는 최근 중국의 건설 프로젝트에서 철강재를 채택해 수요가 더 줄었다.  

발전 부문에서도 석탄 등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은 감소하고 풍력·태양열 등이 증가해 탄소 저감 효과가 있었다. 중국 경제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화력발전은 12% 감소했다. 반면 풍력과 태양열은 각각 15%, 25% 증가했다. 카본 브리프에 따르면 풍력·태양열과 원자력이 결합한 발전량은 머지않아 수력 발전을 수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수력발전 규모를 고려하면 놀라운 변화다. 또 이는 장기적 에너지 시나리오 관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연구단체는 평가했다.  

저탄소 측면에서 볼 때 철강재의 질도 나아졌다. 중국은 최근 철강재 생산을 석탄·철광석을 쓰는 고로(용광로)에서 전기로 방식으로 전환 중이다. 전기로는 기존의 철 스크랩(고철)을 녹여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고로의 4분의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전체 철강재 중 약 10%가 전기로를 통해 생산되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은 40~50% 선이다.  


각국이 탄소 저감을 위해 보급 중인 전기차 생산·판매에서 중국은 단연 세계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해(1~4월) 신에너지 차 판매 대수는 14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코로나19로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가 줄어든 가운데, 중국의 전기차 비중은 21%까지 올랐다. 미국은 5%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CO2 배출이 감소 추세를 보인 건 두 번뿐이었다. 2013~2016년 이어진 건설 경기 침체와 2020년 1분기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국적으로 봉쇄 정책을 폈던 때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반등했다. 특히 2007년 금융위기 이후엔 중국 당국이 전례 없는 경기 부양 프로그램을 쏟아부어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앞서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 제로'를 목표로 내걸었으며, 이를 위해 2030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향후 추세는 3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추진할 기반 시설 프로그램 규모와 민간에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여부,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속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