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규제 법안, 美상원 극적 통과 "29년만에 기념비적인 날"

2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총기 폭력을 억제하기 위해 초당적 상원 회담에서 민주당원들을 이끈 크리스 머피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총기 폭력을 억제하기 위해 초당적 상원 회담에서 민주당원들을 이끈 크리스 머피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총기규제 법안이 미국 상원을 극적으로 통과됐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80쪽짜리 총기규제 법안이 이날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65, 반대 33으로 통과했다. 지난달 텍사스 초등학교 총격 참사 등을 계기로 마련된 해당 법안은 현재 하원 표결절차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서명만 남게 됐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민주당 의원 50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는 15명이 가세했다.

법안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양당은 총기와 관련한 유혈 사태를 억제할 효과적 움직임에 나서자는 공감대 속에 수주에 걸친 물밑 협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본회의 표결 몇시간 전 상원은 찬성 65, 반대 34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해 의사진행을 막는 절차)도 차단했다.

이날 상원 통과는 앞서 양당이 21일 총기규제법안 세부 내용에 최종 합의한 이후 나온 것이다.

다만 상원에서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중에서는 정계 은퇴를 앞둔 4명 등이 포함돼 공화당 내 반대 여론은 여전히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원 관문을 넘어선 법안은 이제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으로 넘어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원 모두 다음주 2주짜리 휴회에 돌입하기 때문에 하원은 24일 밤까지 표결을 거쳐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이후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까지 받으면 공포 절차를 밟게 된다.

해당 법안은 상원 양당이 합의한 내용으로 총기를 구매하려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21세 미만 총기 구입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관계 당국이 최소 열흘간 검토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밖에 레드플래그(Red Flag)법을 시행하는 주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안도 포함됐다. 레드플래그법은 위험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를 몰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뉴욕주 버펄로, 텍사스주 유밸디 총기 난사 사건 발생 후 총기 규제 강화 여론이 높아지면서 총기규제법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의회가 1993년 공격용 소총을 금지(유효기한 10년 만료)한 뒤로 29년 만에 의미 있는 총기 규제법을 마련하게 된다.

그간 총기 사건이 일상인 미국에서 규제 목소리는 늘 있었지만 공화당과전미총기협회(NRA) 등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법안 통과 직후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밤 미국 상원은 많은 이들이 몇 주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일을 했다”며 “우린 거의 30년 만에 의미있는총기안전법을 처음으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법안은) 미국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상식적인 법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