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훈 베이징특파원
이 사건은 중국 안팎에 보도되며 충격을 안겼다. 9명의 남성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여성 4명을 무자비하게 집단 폭행했다. 갑자기 한 여성의 등을 만지며 시비를 걸자 이에 저항하는 여성을 식당 밖으로 끌고 가 맥주병으로 내려치고 얼굴을 발로 짓밟았다. 동료 여성들은 이를 도우려다 다른 남성들에게 구타당했고, 이가 부러지고 머리에 골절상까지 입었다.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진 이 끔찍한 폭행은 통제로 점철된 중국이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해줄 거란 일말의 기대조차 무너뜨렸다. 허베이성 탕산시는 인구 800만 명의 대도시다. 그런데 이 사건이 던진 메시지는 폭력이 아니다. 폭력조직과 공권력의 관시(관계)라는 중국의 치부였다.
![지난 10일 새벽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조직폭력배 9명이 여성 4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웨이보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28/a7f58d9e-a881-4be5-862b-bd6274014705.jpg)
지난 10일 새벽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조직폭력배 9명이 여성 4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웨이보 캡처]
2018~2020년까지 3년간 중국은 ‘조직범죄 특별 척결’ 조치를 시행했다. 공안부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3644개의 조폭 조직을 적발해 23만7000명의 범죄자를 체포했다고 한다. 하지만 발표가 무색하게 흑사회는 지역 공안과 결탁해 사회에 기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다. 한 중국인은 SNS에 “부당한 피해를 당했을 때 먼저 찾는 것은 경찰이 아니라 힘 있는 ‘관시’”라고 일갈했다. 탕산시는 이후 도심 광장에 1만 명의 공안을 집결시켜 치안 쇄신 선포식을 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조롱했다. “2022년 6월 처음으로 탕산에 경찰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