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이 최근 집단항명을 했다가 행안부 패싱인사로 국민적 비판을 받더니 급기야 경찰청장이 퇴임 20여일을 앞두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경찰은 수사권, 정보권, 인사권을 독점하고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후 경찰의 권한이 무소불위라는 우려도 나온다”며 “행안부 내 경찰 행정지원부서 신설은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나 경찰 내부와 정치권, 시민단체 등에선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해친다, 정부가 경찰을 장악하려 한다, 유신과 5공화국 회귀 등 억측 선동이 난무하고 있다”며 “경찰은 자극적 언사로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그림자를 새 정부에 덧칠하려 한다. 옛날 운동권식 언어를 차용한 정치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경찰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되고 싶으면서도 겉으로는 민주투사 흉내를 내고 있다”며 “욕망과 언어의 불협화음이 애처로울 지경”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대통령실에서 경찰을 직접 지휘 통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는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권력의 지팡이였느냐”며 “그래서 경찰이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주장은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스스로 어긴 중립성과 독립성을 어떻게 지키겠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새정부의 개혁안이 법의 통제를 통해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더욱 보장할 수 있다”며 “큰 권력에는 큰 견제가 뒤따른다”고 역설했다.

임기를 한 달여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행안부는 지난 27일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반영해 행안부 내 경찰국을 신설하는 안을 공식화했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 이후 권한이 커진 경찰조직을 직접 지휘ㆍ감독하기 위한 조직이다. 행안부 내 경찰조직 신설은 옛 내무부(행안부 전신) 치안본부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이다.
행안부 발표 직후 김 청장은 “현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사표를 내고 휴가에 들어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대변인실 명의로 ‘사의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는 짧은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