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연은 2분기 역성장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 예측대로면 미국 경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역성장하게 된다. 지난 1분기 미국 성장률(–1.6%)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6개 분기 플러스 성장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침체 여부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최종 판단을 내리지만, 이론상으로는 2개 분기 이상 GDP 연속 감소를 경기 침체로 규정한다.
미국의 경제방송 CNBC는 “NBER는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경기 침체를 선언할 절대적 요건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성장률이 2개 분기 이상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블룸버그는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 모델은 종종 월가의 전망치보다 훨씬 정확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경제 패턴이 달라지면서 최근 2년 동안은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침체 징후가 점점 짙어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내년이란 전망이 월가에서는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경기 침체로 '더블딥'(경기가 단기간 회복했다 다시 불황에 빠지는 것)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는 연착륙보다 경착륙이 더 흔하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기를 맞았던 만큼 경착륙이 발생하면 ‘더블딥’이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마지막 더블딥은 1980년대 초 2차 석유파동 때였다. CRS는 “당시와 지금 상황이 유사하다”며 “올해를 제외하고 80년대 초는 올해를 제외하고 인플레이션이 7%를 넘겼던 마지막 시기로, 당시에도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19% 넘는 수준으로 올리며 경기 후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CEO "침체 온다. 인력 줄여라"
침체의 그림자는 다른 수치로도 확인된다. 큰 폭으로 떨어진 미국 장기 금리다. Fed의 슈퍼 긴축에 연 3% 중반까지 치솟았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침체 우려에 전날보다 0.085%포인트 떨어진 2.889%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 자산 선호 수요가 늘며 장기 국채 가격이 상승(국채 금리 하락)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침체 우려는 채권 시장에서도 엿보인다"며 "최근 2주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0.5%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2020년 코로나19 봉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실물 경제 측면에서도 경기 침체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경기침체를 경고하며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경제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꽤 있다”며 "향후 3개월 동안 전체 인력의 3~3.5%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의 CEO가 “이번이 최근 역사에서 우리가 본 것 중 최악의 경기 침체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며 "신규 엔지니어 채용 목표를 당초 계획했던 약 1만명에서 6000∼7000명 선으로 낮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