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총"이라더니 '탕탕탕'…덴마크 총기난사범은 22세男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3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일어나 3명이 숨지는 등 최소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20대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 중인데 테러 용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대형 쇼핑몰 필즈몰에서 3일 오후 5시 30분쯤 총격 사건이 벌어지자 사람들이 건물에서 뛰어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코펜하겐의 대형 쇼핑몰 필즈몰에서 3일 오후 5시 30분쯤 총격 사건이 벌어지자 사람들이 건물에서 뛰어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코펜하겐에서 가장 규모가 큰 쇼핑몰인 필즈몰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22세 덴마크인 백인 남성으로, 최소 10발 이상을 쐈다. 총에 맞은 러시아 국적 남성(47)과 덴마크 국적 학생 2명(17) 등 3명이 사망하고, 4명은 중태에 빠졌다. 부상자 중 2명은 덴마크인, 나머지 2명은 스웨덴인으로 밝혀졌다. 총격에 놀라 황급히 쇼핑몰을 빠져 나오다 경미한 부상을 입은 사람도 다수다.

코펜하겐 경찰은 오후 5시 37분에 총격 신고를 받고, 10분 뒤 쇼핑몰 인근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검거 당시 소총과 탄약을 소지하고 있었다. 소렌 토마센 코펜하겐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들이 무작위적으로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테러 행위로 볼만한 증거와 공범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면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있지만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총격 사건 당시, 필즈몰은 일요일을 맞아 주말을 즐기러온 시민들로 북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무릎 길이의 반바지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채, 오른손에 소총을 들고 한동안 쇼핑몰을 활보하다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

덴마크 공영방송 TV2는 목격자의 발언을 인용해 "처음에는 도둑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총성이 들려 가게 안 카운터 뒤로 몸을 숨겼다"며 "(용의자가) 천장이나 바닥이 아닌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10발의 총성을 듣고 화장실로 달려가 몸을 움츠렸다"고 전했다.


또 "용의자가 가짜 총이라고 속이고 접근했다"거나, "사람들을 쏘고도 도망가지 않는 모습이 사이코패스 같았다" 등의 증언도 나왔다.

용의자가 범행 며칠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SNS)에 총을 들고 있는 사진과 영상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용의자가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고 전했다. 총기 허가증 유무, 사격동호회 회원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심야 성명을 발표해 "가슴 아픈 일이다. 우리의 아름답고 안전한 수도가 단 몇 초만에 바뀌었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날 해당 쇼핑몰에서 1.6㎞가량 떨어진 한 콘서트장에서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지만, 총격 사건으로 취소됐다. 세계 최고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맞아 덴마크 프레데릭 왕세자가 주최하기로 한 왕실 리셉션도 취소됐다. 필즈몰은 경찰 조사를 위해 오는 11일까지 문을 닫는다.

덴마크는 총격 사건이 매우 드문 나라다. 2015년 2월 코펜하겐 시내 유대교회당과 문화센터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일으킨 총격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친 일이 가장 최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