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솥바위 부자축제'…조선말 예언 적중 삼성·LG·효성家 뿌리 [e즐펀한 토크]

조선시대 도사 "솥바위 주변서 큰 부자 나와"예언 
지난달 26일 오전 경남 의령군 의령읍 정암리와 함안 군북면 월촌리를 잇는 정암철교에서 하류로 30여m 지점. 남강 물속에 우뚝 솟은 큰 바위가 보였다. 모양이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서 ‘솥 바위’(정암·鼎巖)라 불린다. 원래 정(鼎)이란 ‘다리 달린 솥’을 의미하는데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이 솥의 발처럼 발 3개가 달린 형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26일 의령 솥바위에서 유정란 해설사가 솥바위 전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의령군

지난달 26일 의령 솥바위에서 유정란 해설사가 솥바위 전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의령군

 
의령군 유정란 문화관광해설사는 “조선조 말기에 한 도사가 이 바위 수면 아래 세 개의 발이 가리키는 주변 20리(약 8㎞)에 큰 부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는 전설이 전해왔다”며 “그런데 솥 바위를 중심으로 북쪽 의령군 정곡면에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남쪽 진주 지수면에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 동남쪽 함안 군북면에 효성 창업주 조홍제 회장 등 3명의 한국 재벌 총수가 실제로 태어나면서 전설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솥 바위’는 ‘부자 바위’로 불리며 새해 등에 많은 사람이 부자의 기운을 얻어가겠다며 이 바위를 찾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지번(정암리 430-43번지)도 부여됐다. 의령군은 대한민국 부자의 기운이 뻗쳐나오는 이 솥 바위를 중심으로 의령군 곳곳에 있어 있는 ‘부자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을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해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부자 축제(의령 리치리치페스트벌)’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솥바위 주변서 부자축제 열어 

의령 솥바위 모습. 사진 의령군

의령 솥바위 모습. 사진 의령군

부자축제를 앞두고 호암 생가 등을 둘러보고 있는 이미화 의령부군수. 위성욱 기자

부자축제를 앞두고 호암 생가 등을 둘러보고 있는 이미화 의령부군수. 위성욱 기자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자수성가한 기업인과 창업가를 초청해 부자가 되는 방법을 듣는 토크 콘서트, 성공한 CEO나 셀럽과 함께 하는 네트워크 파티 등이다. 여기다 부잣길을 걸으며 구간마다 보물찾기를 하거나 캠핑과 차박을 하며 부자 기운 느끼는 별 보기 소원 빌기 등 행사도 열린다. 호암 생가 숨은그림찾기나 부자복권 등 다양한 이벤트도 검토 중이다. 


의령군에 따르면 솥 바위에서 시작된 부자 기운은 남강물을 따라 정곡면 죽전리 ‘탑 바위’를 거쳐 정곡면 종교리의 ‘고(故) 호암 이병철(1910~1987) 생가’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호랑이 꼬리를 닮았다는 호미산(虎尾山)에 있는 탑 바위는 의령 9경 중의 6경으로 어떤 소원이든 하나는 들어준다고 알려진 영험한 기운을 가진 바위로 알려져 있다. 

"솥바위에서 이병철 생가까지 부자 기운 연결" 
정바위는 20t가량의 커다란 바위가 아래를 받치고 있고, 그 위로 높이 8m가량의 작은 바위가 탑층을 이루고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강 건너편에서 탑 바위 쪽으로 보면 종 모양을 한 큰 동굴도 보인다. 탑 바위 옆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강수 의령군 행정과 대외협력 담당은 “의령 사람들은 예로부터 솥 바위와 함께 탑 바위를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로 여겼다”며 “이곳에서 다시 호암 생가까지 부자의 기운이 연결된다고 많은 사람이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의령 탑바위 모습. 사진 의령군

의령 탑바위 모습. 사진 의령군

탑바위 인근 종모양 동굴 모습. 사진 의령군

탑바위 인근 종모양 동굴 모습. 사진 의령군

여기서 차량으로 삼성 이건희(1942~2020) 대로(의령읍 무전리에서 정곡면 중교리까지 국도 9.4㎞ 구간)를 따라 10여분 정도 더 가면 호암 생가와 별장이 있는 장내마을(담안 마을)이 나온다. 이건희대로 이름은 지난 2월 지어졌다. 장내마을에 들어서자 ‘부자’ 이름을 붙인 상호가 여럿 보였다. 부자한우촌·부자매점·부자분식점 등이 대표적이다. 마을 입구에는 ‘황금나무’ 조형물로 커다랗게 세워져 있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옛 토담 길을 따라 들어가면 마을 안쪽에 고택이 여럿 보인다. 이 중 입구 쪽에 있는 것이 호암 생가다.  

이건희 회장도 의령서 살아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은 결혼해 분가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이건희 회장도 의령 친할머니 슬하에서 3살까지 자랐다. 1907㎡(약 577평) 크기의 생가는 남서향으로 크게 안채와 사랑채로 구분된 한옥이다. 집터가 작지는 않지만 큰 느낌보다는 소박한 느낌이 강하다. 대문에서 오른쪽으로는 큰 바위가 있고, 뒤쪽으로 대나무 숲이 있는 구조다. 마당에는 안채 쪽과 대문 쪽에 2개의 우물이 있고 곳곳에 벽오동과 회화나무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최해자 의령군 문화관광해설사는 “호암 생가에는 우물이 2개가 있는데 대문 가까이 있는 것은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호암 생가는 예로부터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안내판에는 ‘곡식을 쌓아 놓은 것 같은 노적봉(露積峯) 형상을 한 주변 산의 기가 산자락 끝에 위치한 생가터에 혈(穴)이 되어 맺혀 있고, 멀리 흐르는 남강 물이 빨리 흘러가지 않고 생가를 돌아보며 천천히 흐르는 역수(逆水)를 이루고 있어 지세가 융성한 명당’이라고 적혀 있다. 

이무형 호암생가관리소장은 “안채 오른쪽 절벽에 쌀가마니를 차곡차곡 쌓아놓은 모습도 있고, 거북이 등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동물 형상도 여럿 있어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며 “이런 부자의 기운을 받아가겠다며 평일에도 수백명이 생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호암 생가에 있는 우물 모습. 위성욱 기자

호암 생가에 있는 우물 모습. 위성욱 기자

 

의령 부잣길 안내판. 위성욱 기자

의령 부잣길 안내판. 위성욱 기자

의령군은 호암 생가 앞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해 탑 바위를 보고 돌아오는 6.4㎞ 구간, 또 호암 생가 앞 주차장에서 출발해 남쪽 둑길을 따라 예동마을과 무곡마을을 거쳐 성황마을을 지나 다시 호암 생가로 돌아오는 12.8㎞ 구간에 부잣길도 조성해놓아 많은 사람이 부자의 기운을 얻기 위해 찾고 있다, 

코끼리 바위, 탑 바위, 솥 바위.. 부 상징 3대 바위  
호암 생가에서 차량으로 호암이병철대로(정곡면 백곡리와 유곡면 신촌리까지 지방도 12㎞ 구간)를 타고 궁유면 쪽으로 20여분 정도 가면 일붕사라는 절이 있다. 절 입구 왼쪽에 큰 절벽에는 ‘코끼리 바위’도 있어 의령에서는 ‘솥 바위’, ‘탑 바위’와 함께 부와 성공을 상징하는 3대 바위로 불리고 있다.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생가는 진주시 지수면에 있고, 만우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생가는 함안군 군북면에 있다. 지수면 승산리 지수초등학교에는 1921년 개교 당시 1회 입학생이던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 효성 창업주 조홍제 회장,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함께 심고 가꾼 소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부자 소나무'로 불린다. 지수초등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09년 인근 송정초교와 통합됐다. 옛 지수초교는 ‘K-기업가정신센터’로 변모했다.  

의령 코끼리 바위. 위성욱 기자

의령 코끼리 바위. 위성욱 기자

오태완 의령군수는 “의령군에는 솥 바위를 시작으로 탑 바위·코끼리 바위, 그리고 호암 이병철 생가 등 부와 성공을 상징하는 장소가 여러 곳이 있어 이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축제를 기획하게 됐다”며 “의령을 찾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소원을 빌고 부자의 기운을 받아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