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투혼 빛났다… 흥국생명 코로나 악재 딛고 컵대회 개막전 승리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흥국생명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흥국생명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 선수들의 마스크 투혼이 빛났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돌아온 흥국생명이 코로나19 악재에도 컵대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흥국생명은 13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16, 25-23, 24-26, 28-26)으로 이겼다. 김연경이 1년 만에 중국에서 돌아와 선발출전한 흥국생명은 권순찬 신임 감독에게도 승리를 선물했다. 김다은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2점, 김연경과 김미연이 각각 18점, 16점을 기록했다.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은 이날 팀내에서 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주아가 대표팀에 소집된 가운데 부상자와 확진자를 제외하면 8명 밖에 뛸 수 없었다. 빠른 배구를 표방한 권순찬 감독의 계획도 어그러졌다.

다행히 김연경, 김해란, 김미연 등 주력 선수들은 피했고, 세터 박혜진도 확진을 피했다. 그러나 박혜진과 김연경은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짧아 쉽지 않았다.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치르는 이중고를 겪었다.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V리그 복귀전을 치른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IBK기업은행전에서 V리그 복귀전을 치른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IBK기업은행은 주전 세터 김하경과 아웃사이드히터 표승주가 대표팀 합숙 훈련 중이다. 실업팀 수원시청에서 영입한 이솔아와 이진이 번갈아 볼 배급을 맡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출전에 큰 문제가 없어 IBK의 우세가 점쳐졌다.


예상을 뒤엎고 흥국생명은 1세트를 따냈다. 아포짓으로 나선 김미연이 1세트에서만 5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반면 기업은행은 육서영이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김희진의 공격이 번번이 흥국생명 수비에 걸렸다.

기세를 탄 흥국생명은 2세트까지 가져갔다. 김다은까지 공격에 가담하면서 김연경-김미연 트리오가 활약했다. 흥국생명은 24-20에서 24-23까지 쫓겼으나 박수연이 육서영의 공격을 가로막아 승리했다.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흥국생명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IBK기업은행 김희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13일 열린 컵대회 조별리그 흥국생명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IBK기업은행 김희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은 3세트 초반에도 4-0으로 앞섰다. 기업은행은 육서영의 공격과 최정민의 서브 득점이 나오면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 중반으로 가면서 기업은행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안정된 리시브와 끈질긴 수비로 기업은행을 괴롭혔다.

기업은행은 3세트 막바지 연속 득점으로 22-22를 만들었다. 김미연과 김희진의 공격을 주고 받아 스코어는 23-23.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득점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으나 IBK기업은행도 이솔아의 다이렉트 킬로 듀스를 만들었다. 이솔아는 김미연의 공격까지 가로막아 3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4세트에서도 두 팀은 접전을 벌였다. 흥국생명이 앞서가면 기업은행이 따라붙는 상황이 이어졌다. 3세트에 이어 또다시 듀스 승부가 이어졌다. 긴 승부에서 웃은 건 흥국생명이었다. 박혜진이 연속 블로킹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김호철 감독은 "준비는 해왔는데 오히려 상대가 어수선한 상황이라 우리 선수들이 말린 것 같다. 당연히 이기지 않겠나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래서 경기가 잘 안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중 선수들에게 큰 목소리로 이야기한 김 감독은 "김연경이 있던 외국인선수가 있던 평소대로 하면 되는데 멈칫멈칫 하는 게 선수들이 배짱이 없다고 해야 하나 싶었다.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교체 선수가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고참 선수들이 끝까지 버틸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김해란의 무릎이 안 좋아서 교체하려 해도 마지막까지 하겠다고 말해 다른 선수들도 잘 따라왔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서 승리한 권 감독은 "코로나로 아픈 선수들이 있지만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어설픈 첫 승인 거 같은데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13일 열린 2022 도드람컵 조별리그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에서 순천팔마체육관을 가득 채운 팬들. 순천=김효경 기자

13일 열린 2022 도드람컵 조별리그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에서 순천팔마체육관을 가득 채운 팬들. 순천=김효경 기자

악재 속에서 막을 올렸지만 개막전은 엄청난 팬들의 성원과 함께 열기를 뿜어냈다. 사전 인터넷판매된 3300석은 20분 만에 매진됐다. 입석 포함 현장 판매 입장권을 사기 위한 줄도 길게 늘어섰다. 495석도 일찌감치 동이 나 총 3795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2019년 같은 곳에서 열렸던 개막전(KGC인삼공사-흥국생명·1979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숫자였다. 한국 여자배구 최고 스타인 김연경과 김희진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큰 환호성이 터졌다.